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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노하우

원단 구입하기 (국내 & 해외 & 리넨과 기타 등등)

by 봄날들판 2017. 7. 11.
원단 구입하기 (국내 & 해외 & 리넨과 기타 등등)


최근 이삼 년간 문득 원단 쪽에 관심이 생겨서 천을 사다가 뭔가 만드는 작업을 했다. 원래 코바늘을 오랫동안 해 왔는데 문득 원단으로 작업하니까 너무 좋은 거다. 귀퉁이 네 면만 바느질 처리를 하면 얼마 안 가서 근사한 작품이 나오니까. 코바늘은 가로 세로 30센티미터 정도 되는 작품 하나를 만들려도 얼마나 정성이 들어가는지 모른다. 얼마나 신세계인가. 만든 것은 테이블보나 침대보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친구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되었고 나 역시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데 퍽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손바느질은 하려니까 예쁘게 만들려면 색상 배치 등이 중요한데 그렇게까지 고민하면서 만들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에 천에 집중하기로 했다. (프랑스 자수 책까지 사놓았는데 딱 여기서 멈추기로.) 그래서 겸허하게 한계를 인정하고,,, 퓨어 리넨이나 유기농 원단이나 독특한 디자인에 관심을 쏟았다. 색상 배치고 뭐고 좌우상하 바느질만 다다다 하고 라벨 하나 달면 끝내는 선으로 충분하니까.

나는 옷을 살 때 천의 감촉을 중요시하는 편인데, 원단을 사러 돌아다니면서 그런 기쁨을 만끽했다. 실패도 좀 겪긴 했지만 말이다. 천을 파는 분들하고의 대화도 재미있고, 선물 받은 친구가 환하게 웃는 모습도 보람되다. 원단을 쌓아 놓은 상자를 보면 겨울양식을 숨겨둔 다람쥐처럼 좀 배부른 느낌도 있다.

지금은 좀 손을 놓은 상태다. 일단 그동안 사 놓은 천을 다 소진하는 게 우선이고 (친구에게 천이 십몇 만원어치 있다고 말했더니 친구는 나를 비웃었다. 그 정도는 결코 많은 재고가 아니라고.) 이제 테이블보나 덮개는 만들 만큼 만들어서 충분하다. 그동안 즐거운 마음으로 원단이라는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내가 알게 된 것을 여기 조금 공유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1) 마리메꼬 www.marimekko.kr

리넨 종류가 많고, 디자인도 핀란드 특유의 단순한 칼라와 모던한 느낌이라 매력이 있다.  

용산 파크몰에 갔다가 자주JAJU 매장에 들른 적이 있는데 그 바로 앞에 마리메꼬 매장이 있다.

여기서 파는 린넨은 용도가 패브릭 액자 만들기에 제격인 것 같다.

쿠션까지도 괜찮은 것 같은데, 커튼이나 침구로 쓰기에는 가격이 후덜덜하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알게 되고 나서 ‘응? 생각보다 가격이 싼데?’ 하고 자세히 보니

단위가 10센티미터였다. --;;

천의 느낌을 알고 싶다면 매장에 직접 가 보는 게 좋은데, 아이디룩몰에서 주기적으로 할인을 하기 때문에 잘 기억해 두었다가 할인 기간에 가서 잽싸게 사는 것이 좋다.


2) 리넨 테일즈 linen tales www.linentales.com

리넨 테일즈, 우리말로 리넨 이야기라는 뜻이다.

리넨 테일즈는 머나먼 동유럽 리투아니아에 있는 업체다. 리투아니아는 프랑스, 벨기에 등과 함께 리넨이 유명한 나라다. 이 회사는 일본에도 매장이 있다.

우연히 이 사이트를 알게 되어 가입을 한 적이 있는데, 막상 주문까지 하고 결재하려다가 리투아니아에서 리넨을 구입하는 것도 오버인 것 같아서 그만두었더니 사이트 담당자가 친절하게 메일도 보내 주었다. 얼마 후 마침 생일에 쿠폰도 보내 주길래 구입을 한 적이 있다. 보통은 한 마에 15유로 정도 하는데, 배송비를 합하면 우리나라에서 유럽 리넨이 한 마에 3만원에서 4만원 사이기에 차이는 크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쿠폰이나 가끔씩의 할인 기간을 이용하면 그래도 싸게 살 수 있다. 담당자가 친절하게 답변도 잘 해주어서 좋았다.

홈페이지에 패브릭에서 완제품까지 다양하게 있는데, 패브릭(원단- 예전에는 종류가 많았는데 지금은 별로 없어 보임), 베드, 테이블, 배쓰, 부엌, 콜렉션, 패션, 미니(새로 생긴 폴더라 뭔가 했더니 아동용), 패브릭은 실제 제품의 색깔이 홈페이지의 색깔이랑 살짝 다르게 나와서 약간 실망한 적이 있다. 몇 가지 색을 사 보았는데 실제 제품은 색이 좀 더 탁하다고 보면 된다. 모자이크 와시드 리넨이라는 라인은 파란 색 무늬도 예쁘고 느낌도 부드러워서 좋았다. 우리나라도 좋은 퓨어 리넨이 많긴 한데, 새롭게 시도해 볼 때는 한번 모험을 해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출처 리넨테일즈 트위터.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모자이크 와시드 리넨이다.

3) 바스큘럼 www.hello-vasculum.com

바스큘럼은 식물을 주제로 한 원단 및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이다.

우리나라 꽃과 나무를 테마로 하는데 디자인이 느낌 있고 편안한 분위기를 주며, 자연스럽고 평화롭다. 모든 원단에 천연섬유와 식물성 잉크, 핸드 프린팅으로 제작한다고 한다.

주로 마르쉐 마켓(혜화, 성수)에서 살 수 있고 일부 매장 그리고 인터넷에서 구입할 수 있다. 최근에 인터넷에서 주문을 편하게 할 수 있게 개편되어 더 접근이 쉬워졌다. 실제 색상도 홈페이지에 나오는 색상과 거의 똑같이 나온다. 원색이 아니라 파스톤 느낌의 깔끔하고 밝은 느낌이다.

현재까지 나온 디자인은 민들레, 앉은뱅이밀, 자귀나무, 쌈잎, 봄식물, 밤나무, 땅콩, 겨울나무, 산사나무 등 아주 다양한데 디자이너가 직접 그렸다. 디자이너분은 인터뷰에도 여러 번 소개될 정도로 많이 알려진 것 같다. 제일 좋아하는 것은 밤나무인데, 자랄 때 집 바로 뒤에 아주 큰 밤나무 숲이 있었기에 보고 있으면 추억이 생각나고 마음도 편해진다. 사람마다 그런 추억에 따라 좋아하는 디자인이 다를 듯하다. 마르쉐에 갈 때마다 구입을 해서 디자인이 대부분 하나씩은 구입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나는 이 브랜드를 좋아한다.

천은 리넨과 면과 리넨 합성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리넨은 약간 톡톡한 느낌이 있어 좋다. 집에서 부엌에 걸어 두고 손을 닦는 용도로 쓰면 멋도 나고 수건보다 잘 닦인다. 면과 리넨 합성은 리넨보다는 약간 덜 부드러운데, 테이블보 등을 하기에 좋아 보인다. 나는 마르쉐에 갈 때마다 원단을 사서 귀퉁이만 바느질을 해서 친구들이나 지인에게 작은 테이블보로 선물했는데, 크기가 크지 않은 것은 차 덮개나 노트북 덮개 등으로 써도 괜찮은 것 같다. 선물받은 사람들도 무척 좋아하는 분위기다. 테이블보나 뭔가 방에 새로운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필요할 때 딱 좋은 것 같다.

출처 바스큘럼 홈페이지

4) 공정무역 그루 안국점

공정무역 그루에서는 작년부터 원단도 판매하고 있는 것 같다. 종류는 별로 많지 않은데 서넛 정도? 작년에 손으로 짠 원단을 샀는데 회색인데 모던하면서도 사람의 손길이 스며들어 있어 상당히 멋있다. 친구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쿠션을 만들겠다며 무척 좋아했다. 실제 손으로 짠 거라서 그런 멋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다. (그런데 올해는 안 보인다.) 그 외에 리넨으로 무척 성기게 짠 것도 있고 특유의 문양이 있는 얇은 면 원단도 있다. 대개 수작업으로 만드는 것이고, 아마 유기농 원단일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매장에서 파는 옷이나 물건에 실제로 사용한 천일 때도 있다. 가격은 싸지 않다. 하하.

일부러 사러 갈 정도는 아니고, 공정무역에 관심 있어서 안국동 매장에 간다면 한켠에 있는 원단을 사 볼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5) 유기농 원단과 아기용품

동대문 시장 쎄실 상회 c-5068

동대문 시장 c동 5층으로 가서 찾다 보면 중간 즈음에 있다.

주인 아저씨가 친절하시고 침착하게 이것저것 설명해 주셔서 마음 편하게 살 수 있었다. 유기농 원단은 합성세제를 쓰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며 세탁법도 자세히 알려 주셨다.

원래 내가 사고 싶은 것은 내츄럴 색깔의 도톰한 느낌의 광목이었는데, 그러니까 제주도 올레 스테이에서 쓰는 침구가 색깔과 감촉이 마음에 들어서 그런 것으로 사려고 조사를 한 다음 시장에 간 터였다. 실제 산 것은 기대보다는 얇긴 했지만,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자세히 보면 색이 고르지 않고 드문드문 까만 점 같은 것이 있는데 이는 수작업하다 보니 목화씨가 어느 정도 남아 있어서 천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계가 아니라 사람 손으로 씨앗을 골라내기에 씨가 섞여 있기도 하다고 한다. 아저씨 말씀으로는 유기농 원단이라고 하면서 한 마에 오천 원 이런 거는 말이 안 된다고 하셨다. 관련 협회가 있고 거기를 통해서 인증 받은 업체만 유기농 천을 만드는데, 가격이 그렇게 나올 수가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