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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모아 보자

신부님의 시] 성모님 곁에 서서 청하는 기도

by 봄날들판 2018. 5. 18.
성모님 곁에 서서 청하는 기도

예전에 오월이면 레지오 마리애에서 활동하는 친구를 위해 성모님에 관한 시를 찾곤 했어요. 성모의 밤에 읽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중에 하나 찾았던 시가 오늘 소개하는 시입니다. 성모의 밤에 낭독하기에는 좀 슬프기는 하지만, 성모님을 찬미하는 시와 약간 분위기가 다르기에 또 나름의 매력이 있어요. <영혼의 메아리>라는 책은 이냐시오 영성 연구소에서 나왔는데 이 책은 예수회원들이 쓴 기도시를 꾹꾹 눌러 담은 아름다운 책입니다. 유신재, 김두현 신부님이 수사일 때 번역한 책입니다. 이 기도문의 저자는 복자 미구엘 아우구스틴 프로 신부님으로, 멕시코에서 1927년 사형당했고 1988년 시복되었습니다.


성모님 곁에 서서 청하는 기도

오 어머니,
고독과 깊은 슬픔에 잠긴 당신과 함께 하기 위해
당신 곁에서 제 삶을 보내게 하소서.
제 영혼 안에서 당신 눈의 슬픔과 당신 마음의 절망을
느끼게 하소서.

인생의 여정에서 저는
베들레헴의 기쁨을 찾지 않으며,
당신의 순결한 손에 안긴 아기 하느님을
경배하지 않으며,
나자렛에 있는 당신의 초라한 집에서
예수님의 쾌활한 모습을 즐기지 않으며,
당신의 영광스러운 승천 때에
천사들의 합창을 부르지 않으렵니다.

한평생 저의 소원은 골고타의 조롱과 조소,
당신 아드님의 긴 고뇌, 십자가의 멸시, 치욕,
그리고 오명을 위한 것입니다.

가장 슬픈 동정녀시여,
제 소원은 당신의 곁에 서고,
당신의 눈물을 통해 제 영혼이 강해지고,
당신의 순교를 통해 제 봉헌을 완성시키고,
당신의 고독을 통해 제 마음을 다스리고,
저의 희생을 통해 저의 하느님과 당신의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Archetypal Gothic Lady of Sorrows from a triptych by the Master of the Stauffenberg Altarpiece, Alsace c. 1455, Musée d’Unterlinden, Colmar. (Photo credit: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