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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

어느 수사님의 글) 나와 예수님의 공통점 어느 수사님의 글) 나와 예수님의 공통점 에릭 임멜 Eric Immel SJ 수사님의 글 마지스 2016 준비를 위한 글 가운데 하나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세계 청년 대회 참가자들을 위해 여러 가지 질문을 주셨는데 그중 하나는 이것이다. “당신의 삶과 예수님의 삶은 공통점이 얼마나 많이 있나요?” 나는 한 마리 동물처럼 여러 사람과 함께 보안 구역을 지나 드디어 거칠고 회색빛의 감옥에 다다랐다. *** 재소자 명단을 집어 들고 그들에게 나아갔다. 그들은 갇혀 있는 사람들이고 뭔가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그날 밤은 여느 날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날이었다. (감옥에서 하느님에 관해 말하는 것이 평범하다면 말이다.) 그때 나와 친해진 교도관 한 명이 부탁을 해 왔다. 함께 1층으로 가자는 것이다. .. 2016. 5. 11.
어느 수사님의 성찰) 부활초를 나르다 부활초를 나르다 에릭 임멜 sj. Eric Immel 수사님이 부활초를 들면서 한 성찰 이야기 녹은 촉농이 초에 고인다. 커다란 초에는 심지가 검게 변하고 불도 꺼질락 말락 하다가 어두운 연기가 공기 속으로 흩어져 간다. 나는 천천히 걸으라는 지시를 받았지만,초의 무게 때문에 빨리 가지 않는 게 오히려 힘들었다. 초를 잡은 손은 떨려오고 팔뚝은 피곤하고, 어깨는 타는 듯하다. 그리고 나는 뜨거운 촛농이 내 벗겨진 머리, 땀에 젖은 머리 위로 흘려 내릴까 봐 걱정이 되었다. 마침내 초를 원래 자리에 가져다 두고 나자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오늘밤은 더는 초를 들지 않아도 된다. *** 성당 밖에서 나는 켜지 않은 초를 들고 서 있다. 작은 불이 당겨지자, 그 연기가 나는 자취를 눈길로 따라가다가 문득.. 2016.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