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091 어느 수사님의 성찰) 부활초를 나르다 부활초를 나르다 에릭 임멜 sj. Eric Immel 수사님이 부활초를 들면서 한 성찰 이야기 녹은 촉농이 초에 고인다. 커다란 초에는 심지가 검게 변하고 불도 꺼질락 말락 하다가 어두운 연기가 공기 속으로 흩어져 간다. 나는 천천히 걸으라는 지시를 받았지만,초의 무게 때문에 빨리 가지 않는 게 오히려 힘들었다. 초를 잡은 손은 떨려오고 팔뚝은 피곤하고, 어깨는 타는 듯하다. 그리고 나는 뜨거운 촛농이 내 벗겨진 머리, 땀에 젖은 머리 위로 흘려 내릴까 봐 걱정이 되었다. 마침내 초를 원래 자리에 가져다 두고 나자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오늘밤은 더는 초를 들지 않아도 된다. *** 성당 밖에서 나는 켜지 않은 초를 들고 서 있다. 작은 불이 당겨지자, 그 연기가 나는 자취를 눈길로 따라가다가 문득.. 2016. 5.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