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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모아 보자

여러 성화

by 봄날들판 2025. 11. 9.

지금 쓰는 노트북이 성능이 떨어져서 다른 것으로 바꾸려고 준비하면서 

폴더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안 쓴 성화"라는 폴더가 있더군요. 

이런저런 작업이나 블로그 때문에 성화를 많이 다운로드하는 편인데 

그중에서 마음에 들긴 한데 딱히 쓸 일이 없는 성화를 모은 폴더입니다. 

저도 몇 년 만에 열어 보았네요. 

 

 

 

 

 

영국 도미니코회에 사진을 잘 찍는 싱가포르 출신의 신부님이 계신데, 그분 작품입니다. 그분이 자신의 사진 중에서도 마음에 드는 작품만 뽑아 놓은 리스트에서 이것을 보았는데 바라만 보고만 있어도 이마가 시원해져서 가져왔습니다. 제가 세례를 받은 것이 11월 중순 무렵이거든요. 세례 받을 때 주전자로 이마에 성수를 부은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세례대가 따로 크게 마련되어 있는 성당이었지요.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때의 느낌이 되살아나서 이마가 시원해지는 것 같습니다.  

 

보면 알겠지만, <에체 호모>라는 작품입니다. 이 그림을 그린 이는 성인입니다. 폴란드 출신이고 조국을 위한 반군이 되었다가 의족을 할 정도로 많이 다쳤고 유명한 예술가가 되었다가 성소를 느껴 예수회에 들어갔다가 아파서 나오고 프란치스코회 제3회에 들어갔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때인 1989년 시성되었다고 합니다. 에체 호모 작품 중에서도 잔인하게 느껴져서 바라보는 것이 어렵지만 성인이 그린 작품이라고 하면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이 그림이 기억난 이유는,, 세례받고 나서 성가대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데 그때 아마 스타바트 마테르를 처음 접한 거 같은데 그 음반 중 하나의 엘피 커버가 이 작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엘피 커버를 보고 너무 슬퍼서 한참 바라본 기억이 납니다. 스타바트 마테르가 아니라면 아마 수난곡 중 하나일 것이고요. 엘피 커버는 이것보다 더 클로즈업된 것이라서 좀 충격이 컸습니다. 성화를 '교훈적'으로 보았지 감정이 이렇게 드러난 작품을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제가 성화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