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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기적: <예수님을 만나다> 번역

사순 묵상] 수난 09_첫 번째 상처

by 봄날들판 2018. 3. 31.
수난 09_첫 번째 상처

“그분께 입을 맞추었다.”(마태 26,49)


남몰래 온 천사는 그분이 두려움을 이겨 내도록 기적을 일으킬 때 아마도 그분에게 입을 맞추는 것 이상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말로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을 때, 우리는 하늘의 명령에서 용기를 얻어 불행에 빠진 이들의 얼굴에 입술을 대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닌 생명력의 따뜻함으로 그들을 구원하게 되지요. 천사가 떠나고 나자 어떤 사람이 다가왔습니다. 그도 마찬가지로 그분께 입을 맞추었습니다.

유다한테는 예수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그분의 얼굴이나 입은 겉옷의 색깔로 그분을 지목하는 것으로 마음에 차지 않았습니다. 밤이 검은색 수지만큼이나 어두워 모든 사람의 그림자가 전부 똑같이 보였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실수하지 않으려면 정확히 구별해 주는 행동이 필요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요. 그래서 그분께 입을 맞추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스승에게 곧바로 다가가자마자, 어쩌면 유다는 입을 맞추지 않으면 예수님께 다가가는 행동이 무리하고 어색해서 그 행동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느꼈는지 모릅니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형제애를 나타내는 몸동작을 그만두었을 테지요.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가서 그 비열한 사람은 다시 두 사람이 되었고 배반심에서 당황스러운 용기가 튀어나왔습니다. 마치 어부에게 붙잡힌 고기가 배에서 뛰어올라 바다로 되돌아가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의 뺨을 음미하고 싶었을까요? 입 맞춤이 계속되던 그 짧은 순간에 어쩌면 몹시 진실하고 행복했을까요? 몇 시간 전에 요한 사도가 예수님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있어 질투가 치밀어 올랐던 마음이 입을 맞추는 것으로 달래졌을까요? 마지막으로 스승님의 잘 다듬은 수염이 그의 얼굴 감각에 느껴졌습니다. 그분의 향기롭고 조용한 숨이 그가, 유다가 해내고 있는 일에 대한 두려움을 날려 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열세 명이 어우러진 공동체로 다시 돌아가게 해서 그를 나쁜 꿈자리에서 깨워 주는 듯했습니다. ……

어쩌면 스승을 안았을 때 유다의 입술에서 그리스도의 귀로 전해진 몇 마디 말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복음사가들이 듣지 못하고, 정원의 얼어붙은 공기 속에 떨림조차 일으키지 못한 말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아마도 그 말 때문에 예수님이 그를 ‘친구’라고 부르신 것이 아닐까요? 이 모든 것이 추측에 열려 있기는 하지만, 그의 행동이 순간적인 충동 이상은 아니었을 겁니다. 조금 전에 배반자가 칼과 막대기를 든 무장한 사람들에게 면밀하게 계획한 음모를 이야기한 바 있으니까요. 그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입 맞추는 이가 바로 그 사람이니 그를 붙잡으시오.” 입을 맞춘 그 행동은 참으로 그분의 몸이 겪은 수난의 시작점이었습니다. 그것이 그분의 몸에 가해진 잔인성이 드러난 첫 행동이요, 첫 번째 상처wound였습니다.


* 단어 찾기

vitality 활력 생명력

accomplish 이루어내다 성취하다 차지하다 완수하다

dizzy 어지러운 현기증 나는 현혹시키는 당황한  

treachery 배반 믿을 수 없는 배신 기만

awkward 어색한 서투른 난처한 거북한

proximity 근접 가까움 접근

placate 위로하다 진정시키다 달래다

tremor 떨림 전율 겁

brutality 잔인성 무자비 만행

conjecture 추측하다 문제 해독

momentary 순간의 한순간의 순간적인 잠깐 동안의

impulse 충동 자극 원동력 욕망

in very truth 참으로 정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