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 18_이 사람을 보라(에체 호모)
“이윽고 예수님께서 가시나무 관을 쓰시고 자주색 옷을 입으신 채 밖으로 나오셨다.”(요한 19,5)
* 한 줄 감상 : 원문이 시적이어서 번역을 매끄럽지 않다.
극작가요 인간 심리의 분석가이자 루크레티우스의 제자인 빌라도는 멋드러진 작품을 쓰는 중이었습니다. 여기서 그는 옆에 예수님을 둔 채 재판석의 발코니에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가리키면서 절제된 표현을 부자연스럽게 말했습니다. “자, 이 사람이오.”
그와 동시에 그리스도를 곁눈으로 바라보며 흡족함을 느꼈습니다. 자줏빛 해면 같은 저 두 눈하며, 저 핏자국, 맞아서 상처가 벌어진 저 이마, 필요한 것은 분명 딱 이 정도였습니다. ……
불안한 순간이었습니다. 도성의 모든 말이 서로 쓰러지고 조경과 건축물이 두려움에 산산이 부서져 새로운 모양이 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평평해진 드넓은 땅에는, 언덕과 사원이 가득한 예루살렘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모양과 크기가 제각기 다른 수정 덩어리들만 있을 것입니다. 알려지지 않은 종의 도마뱀들이 질주하여 창백한 하늘 아래 달의 분화구에서 몸을 움츠려 목을 축이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재판을 받는 유다인이 아닌 분, 악이 분노하여 괴롭힘을 당한 허수아비 같은 분이자, 비난하는 이나 피해자나 똑같이 어떤 논리나 책임감도 없이 증오 때문에 갈기갈기 찢긴 분, 그분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그분을 두고 이 세상의 임금이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그분은 수직으로 난 큰 상처를 지닌 분, 어머니가 씻어 주어도 소용이 없는 상처를 지닌 분이었습니다. 시뻘건 넝마를 입은 채 피 묻은 채 석방된 분이었습니다.
* 단어 찾기
suspense 불안 걱정 미정 근심 지속적 긴장감
crumble부수다 가루가 되다 산산이 부서져~가 되다
flatten 납작 평탄 평평 접기 허물어
chunk 규모가 큰 큰 덩어리 부분
saurian 도마뱀류 도마뱀속의
cringe 아첨하다 비굴한 태도 아첨
livid 화난 창백한 열받은
quench끄다 갈증을 풀다 잃게 하다
harrow 써레로 고르다 써레 괴롭히다
scarecrow 허수아비 허깨비 초라한 사람
vertical 수직의 세로의
avail소용되다 쓸모있다 성과 도움이 되다
discharge방출하다 해고하다 이행하다 퇴원하다
rag 누더기 걸레 헝겊 넝마
공감을 눌러 주시면 번역하는 봄날들판에게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