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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느님의 마음에 들자면 어떤 좋은 일을 해야 할까요? 제자가 물었다. “제가 하느님의 마음에 들자면 어떤 좋은 일을 해야 할까요?” 스승이 대답했다. “성서에서 말하기를, 아브라함은 접대를 잘했고 그래서 하느님이 그와 함께하셨다. 엘리야는 기도하기를 무척 좋아했고 그래서 하느님이 그와 함께하셨다. 그런가 하면 다윗은 나라를 다스렸고 그래서 하느님이 그와 함께하셨다. “저에게 맡겨진 일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있다. 네 마음속 가장 깊숙이 묻혀 있는 성향을 찾아내어 거기에 따르거라.” —로버트 윅스의 《일상 안에서의 거룩함》 중에서 2021. 1. 9.
성고독 박두진 성고독 쫒겨서 벼랑에 홀로일 때, 뿌리던 눈물의 푸르름 떨리던 풀잎의 치위를 누가 알까. 땅바닥 맨발로 넌즛 돌아 수줍게 불러보는 만남의 가슴떨림 해갈의 물동이 눈길의 그 출렁임을 누가 알까. 천 명 삼천 명의 모여드는 시장끼 영혼의 그 기갈 소리 전신에 와 흐르는 어떻할까 어떻할까 빈 하늘 우러르는 홀로 그 때 쓸쓸함을 누가 알까 하고 싶은 말 너무 높은 하늘의 말 땅에서는 모르고 너무 낮춘 땅의 말도 땅의 사람 모르고 이만치에 홀로 앉아 땅에 쓰는 글씨 그 땅의 글씨 하늘의 말을 누가 알까 모닥불 저만치 제자는 배반하고 조롱의 독설 닭울음 멀어가고 군중은 더 소리치고 다만 침묵 흔들이는 안의 깊이를 누가 알까 못으로 고정시켜 몸 하나 매달기에는 너무 튼튼하지만 비틀거리며 어께에 메고 가기엔 너무 무거.. 2021. 1. 8.
평화를 주십시오 주님, 우리에게 평화를 주시되, 세상이 만들어 내지 못하는 평화, 당신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내리시는 그 평화를 주십시오. 우리가 한없이 두려워하지 않고 감히 목숨을 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우리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우리가 언제 어떻게 ‘아니오’라고 말하고 언제 어떻게 ‘예’라고 말해야 하는지 알려 주십시오. 우리를 불러들여 사랑이 죽음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주님은 세상을 이기셨습니다. 우리가 지금 잔치를 시작하게 해 주십시오. 우리에게 평화를 주시고 지금 일상생활의 아주 구체적인 순간순간에 평화의 일꾼이 되게 해 주십시오. 이 모든 것을 평화이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청하나이다. 아멘. 헨리 나웬 신부의 『아담에서 이라크까지—평화에 이르는 길』 154-155.. 2021. 1. 7.
한 해를 시작하며 길잡이로 삼을 계명 로널드 롤하이저 신부님의 책 끝부분에 가서,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긴 여정 동안 도움이 될 계명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새해 벽두에 보니까 또 새로워서 여기에다 옮겨 적어 본다. _감사하라. 내려 주신 선물을 흠잡지 말라! _하느님은 그렇게 어리숙한 분이 아니시다. 그분은 이 여정에서 필요한 모든 가능성을 받아들이실 것이다! _가능하면 앞으로 나아가라. 앞으로 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한 발만이라도 앞으로 내딛도록 해 보라! _기도하라. 하느님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_사랑하라. 어느 삶이 사랑을 위한 충분한 여지를 갖고 있다면 그 인생은 충분한 것이다! _당신 자신을 받아들여라. 당신이 부적당하다고 두려워하지 마라! _미라로 만들지 마라. 억지로 강요하지 말고 그냥 떠나보내라. _지나치게 심각한 자.. 2021. 1. 6.
눈온 날 읽는 시, '첫눈' 어제 늦은 시간에 눈 왔다고 하던데 올해는 아직 눈이 오는 걸 제대로 본 적이 없네요. 하레사쿠 마사히데 신부님의 《괜찮아》라는 시집에서 ‘첫눈’이라는 시예요. ...... 금세 차도도 인도도 뒤돌아보지 않고 걸어온 길도 모두 새하얀 눈에 덮여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 보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을 하며 살아왔나 물어볼 여유조차 없었던 하루의 끝자락 내 마음에 내리는 위로! 연약한 나뭇가지에 얽힌 희미한 기억까지도 섬세하게 묘사하려고 순백의 가루가 내려 쌓인다. 저녁 무렵 세계는 검푸른 색으로 바뀌고 그때 모든 이가 따뜻한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돌아가야 할 곳으로 돌아간다. 그곳은 어릴 적 태어나 처음으로 눈이 온 날 아버지와 함께 온 힘을 다해 밤늦게까지 만들던 눈집 같은 곳! 차가운.. 2021. 1. 5.
탄생 01 - 나자렛 사람(Nazareno) 나자렛 사람(Nazareno) “그분의 육화는 이해할 수 있겠다, 소경을 치유하시는 것도 이해할 수 있겠다, 나자로의 부활이나 다른 모든 기적들도 이해할 수 있고, 그 군인이 뺨 때림, 십자가 못 박히심, 죽으심, 부활, 성체 안의 예수님도 이해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삼심 년은 정말 이해하지 못하겠다. 천지를 모르고 뛰어 노는 동네 친구들과 나자렛의 담들을 따라 뛰어 다니던 그 아이,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창문과 문 닫는 소리와 함께 급히 집으로 뛰어가던 아이들 틈의 그 아이, 아버지를 도와 일할 때 손에서 자꾸 빠져나가던 그 대패, 자라나던 머리카락, 지나가던 행인이 길을 물어보던 그 아이. 다른 모든 집에서처럼 매일 나오던 쓰레기, 그가 먹고 버렸을지도 모를 계란껍질, 혹은 톱질하다가 .. 2021. 1. 4.
성체성사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만남의 장은 우선 공동체적 만남의 장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성체의 뜻입니다. 성체성사는 개인적으로가 아니라 공동체가 같이 주님을 만나는 만남의 장이며, 거기서 주님은 부활하신 후 막달레나 마리아에게 말씀하셨듯이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를 만지지 마라. 너는 나를 붙잡을 수 없을 것이다. 나를 파악하고 붙잡으려면 보편성을 통해서, 교회의 신비를 통해서, 공동체적 현존을 통해서 해야 한다. 왜냐하면 네가 손으로 나를 붙잡으려고 하면 너는 나를 너 자신의 크기로 축소해 버릴 것이며, 나를 가지고 우상을 만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를 정말 포옹하고 싶으면 전 인류에게 열려진 내 마음 안에서 나를 포옹해야 한다. 너의 마음이 열리고 넓어져 나의 마음의 크기가 될 때, 그때 너는.. 2021. 1. 3.
제21일 : 상상력을 사용하여 기도해 보세요. 제21일 : 상상력을 사용하여 기도해 보세요. Pray with Your Imagination By David L. Fleming, SJ ‘What Is Ignatian Spirituality?’라는 책에서 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었기에 그 번역을 가져왔습니다. ‘상상력을 사용하여 기도하라’ 부분입니다. ----------------------------------------------------------- 이냐시오는 스스로를 고등 교육을 받은 지식인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는 당시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대학이었던 파리 대학교에서 학위를 취득했고, 선두적인 철학자와 신학자들의 사상을 잘 익혔으며 탁월한 분석가였다. 그러나 그의 영성생활을 이끈 정신적 자질은 그가 지닌 놀라운.. 2021. 1. 2.
코로나 19 동안 읽을 두꺼운 가톨릭 서적 코로나19가 끝날 기미가 아직 안 보여서 이 참에 두꺼운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이 충분히 쌓이면 질이 변할 수 있다는 말도 있으니까. 체계적이기도 하고 뭔가 완수했다는 느낌도 더 크고 두꺼운 책은 얇은 책에 비해 오히려 읽다가 아무 데서나 멈추어도 끊기는 느낌이 적다. 마음에 영적 힘을 불어넣어줄 두꺼운 가톨릭 서적... 그동안 읽고는 싶은데 두꺼워서 통독할 염두가 안 났던 책들을 모아 보았다. 1) 교부들의 성경 주해 시리즈 (분도출판사) www.bundobook.co.kr/goods/catalog?code=000300240002 일단 판형에서도 압도적. 하드커버는 책장에 꽂아 두어도 일단 기품이 있다. 번역도 좋고, 은근 잘 읽힌다. 일단 사복음서부터 시작해서 읽어 나가면 좋을 듯. .. 2021. 1. 1.
생태적인 소비를 위한 사이트 추천 생태적인 실천을 하려면, 자신이 농사를 짓지 않는 한은 도시인은 결국 어떻게 소비를 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다. 그래서 생태적인 소비를 위한 사이트를 몇 개 모아 보았다. 1) 마켓인유 blog.naver.com/marketin_u 세컨핸드샵 마켓인유 : 네이버 블로그 사고파는 세컨핸드샵 마켓인유에 드나드는 다양한 색깔의 상품과 브랜드, 사람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blog.naver.com 주로 옷을 중고로 사고 팔 수 있는 곳이다. 망원점 홍대입구역 서울대 등에 매장이 있다. 가 본 중에는 비교적 최근에 생긴 홍대입구역 점이 괜찮았는데, 지난주만 해도 한 번도 누구 입지 않은 것 같은 랄프 로렌 청바지를 만구천 원에 샀다. 청바지가 마치 맞춘 것처럼 딱 맞아서 놀랄 정도였다. 심지어 길이(?)를.. 2020. 12. 27.
생태 관련 읽어 볼 만한 자료 환경 문제와 관련한 자료들이 인터넷에 많다. 가톨릭 신자로서 읽어 볼 만한 자료들을 한 자리에 모아 보려 한다. 1) 지금이야말로 원전 폐지를 일본 천주교 주교회의 편찬 cbck.or.kr/Documents/Other/Read?category=K5180&oid=402696&gb=T&search=%EC%A7%80%EA%B8%88%EC%9D%B4%EC%95%BC%EB%A7%90%EB%A1%9C 위 링크에서 이 책을 전자책으로 읽을 수 있다. 제1부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일으킨 당사국 일본의 핵 문제에 대한 역사를 되돌아보고 그 책임에 대해 고찰한다 그리고 원전 사고의 피해 실정을 정리하여 피해자들과 함께 헤쳐나갈 여정에 대해 고찰한다. 제2부에서는 방사선 핵에너지 원전에 대해 과학적기술적인 부분을 설명.. 2020. 12. 27.
제20일 : 이해를 구하는 기도 제20일 : 이해를 구하는 기도 The Prayer of Consideration By Becky Eldredge * 예전에 한 번 나왔는데 그대로 번역을 가져왔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하느님에게 가르칠 때 주변의 익숙한 세상을 사용하셨다. 그분은 사람들에게 참새(마태 6,26 참조)나 겨자씨(마태 13,31-32 참조)나 무화과나무(마태 24,32-35 참조)를 떠올려 보라고 하셨다. 우물 앞에서 사마리아 여자​​(요한 4,4-29 참조)를, 예리고 가는 길에 눈먼 이(마르 10,46-52 참조)를 만났을 때는 앞에 있는 사람을 생각하여 그들이 알아차리게 하셨다. 또한 비유와 예화를 사용하실 때는 포도밭 일꾼들(마태 20,1-16 참조)과 탈렌트의 비유(25,14-30 참조)와 같이 당시의 흔한 일.. 2020.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