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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기적 24_얼굴을 마주하고 예수님의 기적 24_얼굴을 마주하고 예수님께서 건너편 가다라인들의 지방에 이르셨을 때, 마귀 들린 사람 둘이 무덤에서 나와 그분께 마주 왔다. 그들은 너무나 사나워 아무도 그 길로 다닐 수가 없었다.(마태 8,28) 우리는 한 숨도 잠을 자지 않습니다. 밤이면 우뚝 솟은 험한 바위 위에서 몸을 기울여 계곡의 어두운 물웅덩이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우리는 몸이 역겹고 둥지에서 잡은 부엉이에게 먹이를 줍니다. 우리는 목소리가 자칼의 그것과 같아서 마을 아이들이 침대보를 덮고 깨어 누워 있을 때 그들을 공포에 떨게 합니다. 낮에는 무덤 주위를 휘젓고 다니면서 뼈 사이를 샅샅이 뒤지고 해골에서 나온 썩은 물을 마십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이 해골의 회색빛 빛깔을 띱니다. 당신네 사람들은 죽음에서 도망쳐.. 2019. 4. 13.
예수님의 기적 23_다른 육화 예수님의 기적 23_다른 육화 그렇지만 나병보다 훨씬 더 나쁜 불행이 있었으니 이를 그저 사탄이라 부릅니다. 사람들은 광기라고 부르지요. 제1원인이 무엇인지 아는 감각을 모두 잃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복음에서는, 구체적 언어로 말하는 복음에서는 주역에게 곧바로 향합니다. “유다가 그 빵을 받자 사탄이 그에게 들어갔다.” 사탄이나 그의 비극적 추방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알고 있습니까? 확실한 것은, 사탄이 우리 가운데 일부 사람들과 사랑에 빠져서, 거세게 껴안으며 우리의 숨에 자신을 휘감기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사탄이 사람에게 들어갑니다. 사람은 살과 꿈이 들어찬 성(castle)이고, 아름다우며, 양의 향기를 지닙니다. 사람이 하느님의 영토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유혹해서 타락시키려고 그와.. 2019. 4. 13.
내가 짠 성지 순례 코스_# 오래된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보러 가다 내가 짠 성지 순례 코스_2# 오래된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보러 가다 ○ 코스 : 명동 성당 - 중림동 약현 성당 - 용산 신학교 성당 ○ 이동방법 : 명동 성당 -> 서울로 도보 2.6km(40분) -> 중림동 약현 성당 -> 262번 버스 4.2km(24분) -> 용산 신학교 성당○ 개요 : 소요시간 3시간 ○ 왜 이런 길을 골랐을까? 세 성당 모두 역사가 백 년을 넘는 성당으로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가 그대로 서려 있는 성당이다. 건물로서도 건축학적인 의미가 있고 오랫동안 신앙인들의 터전 같은 공간으로 존재해 왔다. 그리고 오래전 성당을 지은 사람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건물이다. 기억이라는 의미에서 의의를 가진다. 세 곳 모두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참 아름답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봄이다. 봄이란 .. 2019. 3. 23.
어느 수사님의 묵상> 하고 싶은 말이 없을 때... 하고 싶은 말이 없을 때...When There’s Nothing To Say글쓴 이 : 에릭 임멜 수사님 / 예수회 * 옮긴이 후기 : 오랜만에 에릭 임멜 수사님 글을 옮깁니다. 에릭 임멜 수사님이 근 여섯 달 동안 글을 안 썼는데, 그래서 학위 논문이라도 쓰시나 했는데, 그 궁금증을 풀어 주는 글을 쓰셨습니다. 세상사 다 허무하고 귀찮고 의미없고 보잘것없고 힘들기만 하고 빛도 안 보이고 그럴 때 읽어 보면 좋은 글이에요. 지난 몇 달간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한 줄도 글을 쓰지 않았다. 단어를 잃은 사람이 세상에 나 혼자만은 아니리라. 오늘날 세상은 복잡하고 어려운 현실로 온통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나는 그것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나는 펜실베이니아 대배심원 보고서에 대한 응답으로 명확하고.. 2019. 3. 23.
예수님의 기적 22_약속을 놓친 이유(나병 환자 열 사람을 고쳐 주시다) 예수님의 기적 22_약속을 놓친 이유(나병 환자 열 사람을 고쳐 주시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루카 17,17) 예수님께서 치유받은 나병 환자 가운데 유일하게 약속을 지킨 이 사람에게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그 사람은 대답이 없었습니다. 혼란한 채 그분의 발치에 엎드려 떨었고 “한 사람”이라는 것이 마치 옷을 모두 벗은 것인 양 당황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주님,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저는 그 열 사람 중에서 유일하게 외부자였습니다. 나병 환자는 이름도 없을뿐더러, 당신이 나병을 낫게 해 주셨으니 제가 그들의 얼굴을 알아볼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마치 바다에 다시 던져진 물고기처럼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저마다 자기만의 행복의 소용돌이 속으로 가 버렸습니다... 2019. 3. 21.
예수님의 기적 19_침을 바르시고(벳사이다의 눈먼 이를 고치시다) 예수님의 기적 19_침을 바르시고(벳사이다의 눈먼 이를 고치시다) 그의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그에게 손을 얹으신 다음, “무엇이 보이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는 앞을 쳐다보며,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걸어다니는 나무처럼 보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마르 8,23-24) 당신은 마치 수없이 많은 색이 나오는 동화 이야기처럼 세상이 약간의 침 속에 들어 있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눈이 멀어서 자기 주위의 사물을 실제 그대로 상상했기 때문이지요. 셀 수 없이 많은 때에 당신은 사람을 느꼈고 아니면 나무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라면 사람과 나무를 볼 수 있는 사람보다 당신이 더 잘 그릴 수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기적이 있고 나서 당신이 보는 것은 우리가 가진 보통의 시력과 .. 2019. 3. 21.
예수님의 기적 21_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예수님의 기적 21_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그때에 어떤 나병 환자가 다가와”(마태 8,2) 모두가 도망쳤습니다. 예수님만 뒤에 남아 계셨습니다. 나병 환자가 그분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말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아주 비천해지면 그는 그저 고통투성이일 뿐이어서, 꼭 필요한 말을 위해서만 입을 움직거립니다. 그는 교활함이 남아 있지 않고 그저 고통스럽다고 알아들을 수 없게 웅변할 뿐이었습니다. 스폰지에 다름 아닌 얼굴을 하고서는, 간청을 흉내내는 것조차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나병 환자가 말하려는 논리는 단 아홉 마디에 불과해졌습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그 순간의 가장 높은 정점에서부터는 그를 위해 다른 내리막길들이 있었습니.. 2019. 3. 21.
당신의 생활을 귀찮게 하세요. 다가오는 폭풍에 맞서는 윤리 당신의 생활을 귀찮게 하세요. 다가오는 폭풍에 맞서는 윤리 Interrupting Your Life: An Ethics for the Coming Storm 로리 졸롯 교수(Laurie Zoloth) 미국종교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Religion) March 2016, Vol. 84, No. 1, pp. 3-24 (졸롯 교수는 노스웨스턴대 교수. 이 논문은 원래 2014 AAR Presidential Address이었음)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기후 변화의 영향이 이미 모든 대륙과 대양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오늘 발표했다. 많은 경우 세계는 변화하는 기후에서 생기는 리스크에 준비되어 있지 않다. 보고서는 또한 높은.. 2018. 12. 11.
천지 창조를 주제로 한 이콘 천지 창조를 주제로 한 이콘이다. 우크라이나 작가 Lyuba Yatskiv의 작품으로 제목은 천지 창조Creation of the World이다. 유명한 창세기 1장을 그렸다. 서핑하다 보면 천지 창조를 주제로 한 작품은 이콘이 좋은 작품이 많이 보이는데 이콘 작가들이 사물의 모양을 단순화하는 감각이 뛰어나서 그런 것 같다. 또 이 작품이 마음에 드는 것은 세상을 창조하려고 '일'하시는 하느님의 '손길'이 있어서다. 다른 작품들에서는 손은 잘 본 적이 없었다. 저 정도 고생하셨으면 하느님이 일곱 번째 날에는 쉬시는 게 맞다. 아는 분이 이 작품을 보고 구절판 같다고 했는데, 맞다. 왜 이 작품이 좋은가 했더니 구절판을 닮아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구조가 낯설지가 않다. ^__^ 2018.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