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난+기적: <예수님을 만나다> 번역

사순 묵상] 수난 31_네가 주는 물 한 잔

by 봄날들판 2018. 5. 24.
수난 31_네가 주는 물 한 잔


“목마르다.” 하고 말씀하셨다. 거기에는 신 포도주가 가득 담긴 그릇이 놓여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신 포도주를 듬뿍 적신 해면을 우슬초 가지에 꽂아 예수님의 입에 갖다 대었다.(요한 19,29)


결국에는 갈증이 났습니다. 그분은 뱀처럼 마른 채 언덕에 오르셨습니다. 그리고 몸에서 계속 피가 흘러 나가자 갈증이 치솟아 그분을 사로잡았습니다. 갈증이 그분을 둥글게 감싸기도 하고 위아래로도 흔들었지만, 그분은 바싹 마른 입술로 숨을 삼키실 뿐이었습니다.

사막에는 노리끼리하고 먼지 낀 갈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끼 위에 하얀 뼈를 흩어지게 하는 사람과 가축 떼의 오랜 갈증이 있었습니다.

체액이 있는 한 그 사람은 여전히 사람입니다. 상처와 못은 참고 견딜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목을 적셔 주는 물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사라지고 나면 우리는 마치 타 버린 건초와 같습니다. 목숨을 살려 달라고 하지 않고 물을 달라고 청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분도 말씀하셨습니다. “목마르다.”

이것으로 그분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떤 봉사를 요청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분에게 봉사했습니다. 그들이 그분에게 마실 것을 드리는 잠깐 동안 미움이 물러났습니다. 그것이 물이 일으킨 ‘중단’이었습니다. 이것은 너무나 거룩해서 사람한테서 피를 가져갈 수 있어도 갈증을 느낄 때 물을 가져갈 수는 없습니다.

조금 물을 섞은 식초는 어둡게 빛나는 액체가 병에 담겨 있었습니다. …… 그것은 아주 별것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완전히 마르지 않은 인간의 연민이 고여 있는 작은 우물이었습니다.

그분의 입술에 댄 해면은 참으로 달콤했습니다. 잠깐 동안 그분은 십자가에서 내려가 물을 마시는 미친 듯한 위안을 느끼는 가운데, 나자렛의 들판에서 자유로운 아이처럼 춤을 추셨습니다.  

그들은 그분에게 봉사했습니다. 그분에게 닿은 것은 나무 막대기였습니다. 그렇지만 아래에는, 끝을 꽉 쥔 것은, 병사의 손이었습니다.

그리스도는 그 손으로 갈증을 달래셨습니다. 그리고 손이 봉사를 하고 있을 때를, 이 순간을 택해 돌아가셨습니다.


* 단어 찾기

fluid 유동성의 액체 수액 수분 순조로운

truce 휴전 정전 중단 방지  

clasp  버클 을 걸쇠로 채우다  꽉 쥐다

slake 만족시키다 소화하다 달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