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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시오 성인과 함께하는 31일 여정 번역

제21일 : 주목해! 주목!

by 봄날들판 2018. 7. 31.

21: 주목해! 주목!

Pay Attention!

 

초등학교에 다닐 때 나는 몽상가였다. 그래서 창문 밖 풍경에, 교실 한편 게시판에 붙은 전시물에, 아니면 내가 읽어야 하는 부분의 뒷면에 있는 이야기에 빠져들곤 했다. 그날 수업 시간에 읽어야 하는 부분은 하나도 안 읽고서 말이다! 선생님은 끊임없이 맥캔! 모린!” 하고 외쳐 불러서 하던 일로 나를 되돌아오게 했다.

요즘도 여전히 주목을 항상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건 내가 집중을 너무잘 해서 그런 것이다. 나는 할 일 목록을 적는데, 하나를 끝마치면 선을 그어 지운다. 그리고 목록 중간에 장애물을 너무 많이 끼워 넣지 않으려 한다. 몇 주 전 식료품 가게에서 과일과 채소 코너를 돌아다닐 때 일이다. 어린 자녀 둘이 아이 아빠 근처에 있는 쇼핑카트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까르르 웃기도 하고 말을 하기도 했다. 이야기하기 부끄럽지만, 나는 셀러리를 사러 직선 코스로 갈 때 그들에게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리고 나중에 마음속으로 그때 일을 되돌려보고서야 내가 그들을 지나 계산하러 갈 때 그들이 나를 끌어들이려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침내 나를 현실로 되돌린 것은 노부인이 발길을 멈추어 그들과 이야기할 때, 킥킥 하고 웃는 소리였다. 세 명 모두 웃고 있었다. 노부인은 분명 아이들 때문에 즐거워했고, 아이들도 노부인 때문에 아주 기뻐하고 있었다. 나는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할 기회도, 그 행복에 참여할 기회도 말이다.

물론 하느님과 함께하는 나의 삶도 별 다를 바가 없다. 바쁘고 바쁜 생활을 달려가다 보면, 멈추어서 하느님이 내가 지나가는 길에 놓아 주신 선물들을 알아보는 일을 자주 놓친다. 수선화, 예쁜 사과, 인사를 하려고 내 생활을 방해하는사람 등등을 말이다. 이런 선물을 놓치는 때는, 하느님께서 분명 내 삶에 현존하시는데도 내가 그분의 현존을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는 때이다. 하느님께서는 그저 내가 속도를 낮추어 주목을 하고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기를 기다리고 계시다. 내가 그것을 깨닫지 못할 때조차도 그분께서는 나를 가깝게 잡고 계시면서 큰 사랑으로 살짝 웃으시며 모린! 여기 주목해!” 하고 부르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