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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기적: <예수님을 만나다> 번역

예수님의 기적 02_때(카나의 혼인 잔치)

by 봄날들판 2018. 9. 8.

예수님의 기적 02_(카나의 혼인 잔치)


그런데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 하였다. 예수님께서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분의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말하였다.

 

그분의 때란 언제였습니까?’ 어쩌면 예수님께서 다리저는 사람한테나 어떤 사람의 임종의 자리에서 기적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으셨는지도 모릅니다. (그랬다면 열병이 치유를 받은 베드로의 장모가 두 번째 기적이 될 터였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분의 때란 어떤 뜻밖의 순간이나, 야외나, 제비 떼가 보내는 신호나, 피가 약간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이었을지 모릅니다.

분명 그분의 때가 가까이 다가오고는 있었습니다. 사흘 전 길에서 그분은 보라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하는 외침을 들으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입을 열지도 않은 채 어떤 사람을 바라본다면, 그가 그물을 손질하던 일을 멈추고, 의자에 앉아 돈을 세던 일을 멈추고 그분을 따를 것입니다. 때는, 마치 옥수수가 여물었다는 소식처럼, 그 시간들을 그분께 드려 하나를 골라 시작하시라고 하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것은 그분의 때가 아니었습니다. 결혼 잔치에는 재미를 바라고 온 욕심 많은 사람들이 가득했고, 초조한 신부와 서두르는 신랑이 있었고, 분위기가 떠들썩했습니다. 그리고 결혼식 손님들은 점점 더 취기가 올랐기에, 꿈꾸는 듯이 말씀이 없으신 그분이 그들 가운데서 눈에 띄셨습니다.

그분의 때는 다른 때일 터였습니다. 그렇지만 언제일까요? 그분은 그것을 마치 공격 시간을 조용히 비밀로 지키는 전략가처럼 비밀로 하셨습니다. 어머니한테까지도 숨기는 비밀이었습니다. 그래서 카나의 식탁에서 어머니와 갑자기 나누게 된 대화는 두 의지 사이의 짧은 전쟁과 같았습니다. 오랜 세월 집에서 대화할 때 하듯이 입술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도 서로가 하는 말을 알아들었지만요.

그들한테 포도주가 바닥났구나. 유일하게 그것을 아는 사람은 너하고 나뿐이다. 너와 나만이 그들에게 포도주를 줄 수 있단다. 포도주가 없으면 혼인 잔치가 아주 지루해질 수 있어. 아가씨가 결혼 생활을 이런 부끄러움 속에서 시작하게 하지 마라. 우리 같은 여인에게 이런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문제가 아니란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손꼽아 기대하던 기쁨이 쉽게 망쳐진단다. 이 결혼 잔치의 조화로운 분위기는 기적을 받을 만하잖니.”

저나 어머니에게 그것이 어떻게 중요한가요? 그들의 기쁨과 고통의 때는 이미 수가 정해져 있어요. 앞으로 올 날에 그들은 종종 포도주가 모자랄 것이고 저는 그곳에 있지 않을 것입니다. 어머니, 평화롭게 그 의 전야를 끝내고 싶으니, 저를 내버려 두세요. 제가 경계의 이 쪽에서, 포도주가 다 떨어져도 물이 여전히 물인 이 세상에서 여전히 지내게 해 주세요. 제가 집에 조금만 더 머물러 있게 해 주세요. 저는 여전히 다만 나자렛의 목수예요. 엄마가 있고, 조용한 구석 자리도 있고, 머리를 둘 침대도 있는 것, 이것만큼 소중한 생활이 없어요. 내가 누구인지 그들이 알고 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리고 이 불쌍한 사람들을 향한 연민이 나를 어디로 이끌지 어머니가 아셔야 해요.”

나도 잘 안단다. 하지만 그들한테 포도주가 하나도 없잖니.”

그렇다면 안녕이네요. 어머니가 정 그러시다면.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어떤 명을 내려야 하는지 잘 아시지요? 저는 아무도 모르게 어머니가 원한 것을 하겠어요. 우리는 여기서 헤어집니다. 물을 가득 채운 저 항아리 옆에서요. 곧 그것이 포도주가 될 거예요. 언젠가 제가 포도주도 변화시킬 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가 일으키는 마지막 기적이 되겠지요.”

성모님은 전에 한 번도 이겨 본 적이 없고 다시는 이기지 못할 것이기에 이겼습니다. 그녀가 아들을 바라보고 나서, 좋은 포도주를 마시고 있음을 발견하고 놀라하는 술에 취한 이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성모님은 행복했습니다. 성모님은 아들의 전체 사명이 일꾼들 가운데서 그 유쾌한 구실이 생긴 일, 그 작은 승리와 함께 그곳 카나의 식탁에서 멈추기를 바랐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이제 모든 이가 이 비범함을 알아보았고 그분의 사도가 되기를 줄서서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그녀는 이 사건이 모든 것을 때보다 이르게 가게 했음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기적이라는 기계는 돌아가고 있었고 그때를 고른 것은 그분의 어머니였습니다. 그녀는 그것이 움직이게 하셨지만, 그분이 어디로 이끌리게 될지는 알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