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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기적: <예수님을 만나다> 번역

예수님의 기적 05_물고기와 사람(고기잡이 기적)

by 봄날들판 2018. 9. 9.

예수님의 기적 05_물고기와 사람(고기잡이 기적)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루카 5,5-6)

 

밤새도록 고기잡이를 하고 나서 빈 그물에는 아마 죽은 게 몇 마리와 갈대 풀잎이 걸려들었을 테지요. 그런 빈 그물에서 물고기가 버글버글한 그물이 되다니, 크나큰 뛰어오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솜씨 좋은 어부이기에 시몬과 안드레아는 선물을 주신 분에게 향하기보다 먼저 선물 위로, 잡은 물고기 떼 위로 몸을 굽혔습니다. 모두 코를 몸부림치고 촉수를 꿈틀댔습니다. 그들은 전문가다운 눈길로 물고기 이름을 말하고 그 가치를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시몬과 안드레아가 넘칠 듯한 그물코를 붙잡아 쥐었습니다. 그물이 뜻하지 않게 찢어지기라도 하면 막으려고 혈관이 팔 근육 위로 튀어나왔고 두 눈은 잡힌 고기에 단단히 머물렀습니다.

그물에 물고기가 얼마나 많았는지! 물고기가 참으로 많아서 그들이 살려 달라고 탄원하며 합창단을 만든다면 그 노래가 호수와 주변 언덕으로 다시 메아리쳤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물고기는 소리 없이 죽었고 짧은 생명으로 끝난 드라마에서 그곳에는 물을 털어내려고 세게 당기는 움직임과 남자들이 숨 가쁘게 , …… 들어올려!” 하고 외치는 소리만 있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호숫가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그분 옆에는 삐걱거리는 배가 있었고, 군중은 기쁨에 넘쳤습니다. 그렇지만 그분은 움직이지 않으셨고 기적과 같은 풍어를 바라보고 싶어 하지도 않으셨습니다.

그분께서 이르셨습니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라삐, …… 라삐 ……’(그분의 발치에 무릎을 꿇고 시몬과 안드레아는 곁눈질하면서 혹여 잡은 고기에 손을 올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지 살폈습니다. 그리고 그 무게를 헤아리고 물고기 값에 무게를 곱해 보았습니다. 송어가 아주 많이 잡혔고, 농어도 많고 동갈치도 아주 많고 장어도 아주 많았습니다.) ‘물론 저희는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일어나라고 하셨습니다. 그분을 따르고자 한다면 그들은 서두를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형제는 배와 그물 둘 다를 떠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우선 저 물고기를 무게를 살피고 나서 처리한 다음에 바구니에 나누어 담고 싶었습니다. 그들은 미칠 듯이 기뻐했습니다. 하나씩 물고기 이름을 부르면서 점점 가늘어지는 몸체를 조심스레 어루만졌습니다. 타고난 어부가 하듯이 태양을 향한 채로 아가미 아래를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멋진 농어 두 마리를 손아귀에 잡으며 시몬이 생각했습니다. ‘사람 낚는 어부라니? 사람이라면 우리가 그들과 무슨 상관인 거지?’

시몬, 당신은 자신이 물고기를 세고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사람을 세고 있었습니다. 호숫가에 있는 당신의 등 너머로 그 물고기들은 사람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임금들과 말을 탄 전사들의 그림자, 박해자들과 순교자들의 그림자, 창녀들과 철학자들과 검투사들과 거지들과 게으름쟁이들과 살인자들의 그림자, 사람들의 급류를요. 세기라는 드넓은 바다에서 내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이 글을 쓰는 나에게까지 바로 내려오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낚으신 사람들을요. 시몬, 우리는 모두 당신의 그물에서 몸부림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모든 물고기가 호숫가에 사람의 그림자를 드리운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