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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기적: <예수님을 만나다> 번역

예수님의 기적 11_도둑(하혈하는 부인을 고치시다)

by 봄날들판 2018. 10. 4.

예수님의 기적 11_도둑(하혈하는 부인을 고치시다)

 

과연 곧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은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곧 당신에게서 힘이 나간 것을 아시고 군중에게 돌아서시어,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마르 5,29-30)

 

모든 치유 가운데서 이 치유가 어쩌면 우리와 하느님 사이에 일어난 이 사건에 대해, 기적의 작동 원리에 대해 설명하기에 안성맞춤일 것 같군요.

예수님께서 겉옷을 입고 계셨습니다. 우리는 그분의 몸에 손을 댈 용기도 없고 감히 눈을 마주치지도 못합니다. 그렇지만 그분을 덮고 있는, 리넨으로 된 겉옷이 있었습니다. 베짜기를 해서 만든 이 세상의 물건이었지요. 그리고 손을 뻗는다면 우리가 그분이 알지 못하게 겉옷에 손에 댈 수 있을지 모릅니다.

부끄러워서 그분께 청하지 못하는 부탁이 있었습니다. 자만심이 세서 낫게 해 달라고 그분께 보이지 못하는 상처가 있었습니다.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이 여인은, 군중 때문에 겁먹은 여인은, 하혈로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의사였던 루카 복음사가가 여인이 얼마나 계속해서 노력하고 희생했는지 그 내력을 슬쩍 보여 줍니다. “그 가운데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여자가 있었다. 여자는 숱한 고생을 하며 많은 의사의 손에 가진 것을 모두 쏟아 부었지만, 아무 효험도 없이 상태만 더 나빠졌다.” 여기서 그녀는 오랜 세월을 겪은 끝에 돈도 떨어지고 병이 나으리라는 환상도 버렸습니다. 지독하게 피가 나오는 것이 결코 멈추지 않았는데, 앞으로도 피가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결코 멈추지 않겠지요. 그것이 그녀가 아는 전부였습니다. 그렇지만 그곳에 겉옷이 있었습니다. 군중이 모인 광장에서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어지럽고 몸이 허약한 상태라, 욕설을 퍼붓고 떠밀면서 길을 내어 주려 하지 않는 꼿꼿한 등이 주욱 늘어선 벽을 헤치고 나아가려 하는 것은 터무니없어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가난한 아픈 여인은 겨우 그것을 해냈습니다. 길을 밀고 나아가 마침내 그 겉옷을 입은 분의 뒤에 이르러 겉옷에 손을 뻗었습니다.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질문이 이치에 맞지 않았습니다. 베드로가 인내심을 잃고 대꾸했습니다. “보시다시피 군중이 스승님을 밀쳐 대는데, ‘누가 나에게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십니까?”

주님, 우리가 생각하기에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저희 모두는 당신에게 손을 댑니다. 우리는 모두 여기 지상의 의사가 낫게 할 수 없는, 어떤 깊이 들어앉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름을 부르기도 부끄러울 만큼 흉한 병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를 위해 무방비 상태에 있는 기적으로 가득 찬 겉옷이 있습니다. 그 옷을 입고 있다는 것도 당신은 잊고 계셨지요. 누가 당신한테서 기적을 훔쳤는지 보려고 고개를 돌린다면, 당신은 적극적인 성격의 나이 든 작은 여인이 발치에 엎드려 있는 모습을 볼 것입니다. 잘못했다고 인정해야 하는 추가적인 수치심과 함께 자신을 도둑으로 여기는 여인을요. 그녀는 당신한테서 가져온 것을 그 옷자락에 다시 던져 넣고 싶어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겉옷이 아니라고, 도둑질이 아니라고, 그 공덕이 당신 것도 아니고 무언가 다른 데서 왔다고 당신께서 설명해 주셔야 했지요. “딸아,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 루이지 산투치의 <예수님을 만나다Meeting Jesus> 번역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