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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시오 성인과 함께하는 31일 여정 번역

제25일 : 커피숍에서 생긴 일

by 봄날들판 2020. 3. 17.

25: 커피숍에서 생긴 일

Coffee Shop Encounter

얼마 전 나는 커피숍에서 마리아 자매를 만나, 함께 활동하는 사도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옆 탁자가 가까이에 있었는데 이야기에 몰두해 있느라고 그런 것도 잊고 있었다. 그때 옆 탁자에는 전문직 느낌의 옷을 입은 남자가 앉아 있었다.

이야기 도중 서로 눈이 마주쳤을 때 남자가 감동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하느님께서 복을 내려 주시기를! 분명 당신은 믿음이 깊은 분인가 보네요. 제가 감동을 받았습니다.”

내가 장난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어머, 우리를 도청하고 있었나 보네요?”

저는 신자인데요, 지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당신에게 도움을 줄 교회 공동체가 있나요?”

손가락으로 눈가를 닦으며 그가 말했다. “지금은 없습니다.”

서터 요새 건너편에 있는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 나오세요! 찾기도 쉽고 아주 열려 있는 곳이에요.” 우리 성당 공동체를 향한 나의 사랑이 이렇게 때로는 아주 뻔뻔해질 때가 있다.

그가 말했다. “고마워요! 제가 난폭한 일을 저질렀습니다. 가정 폭력으로 일주일 동안 감옥에 있다가 막 나왔어요.”

나는 마음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마리아와 오늘 만나려고 사무실 밖 외출을 한 시간을 예정해 놓았는데, 이 사람의 말을 들어 주기 위해 시간을 낸다면 이미 할 일이 많은 하루에 스트레스가 더해질 것이다. 시간을 따로 낼 수 있을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그를 그냥 지나칠 수 없음을 깨달았다. 나는 작은 탁자를 그의 탁자 옆으로 밀어 넣었고, 의자도 역시 좁혀 앉았다. 마리아도 그렇게 했다.

하루하루 나는 어떤 부르심을 받고 있는가? 나는 어떤 상황에서든 하느님을 찾도록 부르심을 받지 않았는가? 예기치 못한 순간일지라도? 내가 바로 앞의 순간에 진실하게, 깊이 함께하며 산다고 하면서 어떻게 옆자리에 앉아 우는 남자를 모른 척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그한테서 마약, 성경 대학, 그가 속한 R&B 그룹, 상담 그리고 가정 폭력범을 위한 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어떻게 판단을 하겠는가? 은퇴한 상담가인 마리아가 특히 아주 잘 들어 주었다.

남자가 말했다. “우리 가족은 치유가 필요해요.”

시간이 거의 끝나가는 것을 알고 내가 물었다. “우리가 당신과 함께 기도하기를 원하나요?”

그가 말했다. “네. 그래요.”

남자의 손과 마리아의 손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곳 바로 커피숍의 한가운데서였다.

우리는 기도를 했고 기도 후에 그가 우리에게 고맙다고 했다. 우리는 탁자를 원래 위치로 옮겼다. 그는 다시 울고 있었다. 아마도 감사의 눈물이었으리라.

마리아와 나는 대화를 끝내고 떠나려고 일어났다. 마리아가 남자를 안아 주었다. 나는 그에게 아내와 딸의 이름을 묻고 나서 기도하겠다고 약속했다.

커피숍을 나올 때 마리아와 나 모두 아득한 느낌이었다. 압도당한 느낌이었다. 예기치 못한 곳에서 거룩한 순간을 방금 경험했음을 아주 깊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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