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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시오 성인과 함께하는 31일 여정 번역

제4일 : 자연 속에서 하느님께 귀 기울여 보세요

by 봄날들판 2020. 4. 25.

4: 자연 속에서 하느님께 귀 기울여 보세요

Listening to God in Nature

By Maureen McCann Waldron

2019 이냐시오 성인과 함께하는 31일 여정

피정 중에 아침 기도 시간에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다른 날의 아침 기도는 아름다운 말씀과 안내를 해 주는 묵상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납니다. 그런데 그날 아침은 영적 지도자가 그저 창밖 너머 숲 방향으로 창문을 열고 시편 46편의 한 줄을 읊을 뿐이었습니다. “너희는 멈추고 내가 하느님임을 알아라.”

내게 필요한 것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나무숲을 내다보면서 하느님 안에서 쉬는 것, 그리고 내 앞에 펼쳐진 아름다움에 마음을 고요히 하는 것이요.

자연은 늘 나와 하느님을 연결하는 데 훌륭한 방법이 되었지요. 지난주 나는 며칠 눈코 뜰 새 없이 보내는 중에 하느님을 발견할 것임을 아는 곳, 숲으로 갔습니다. 집도, 할 일도, 휴대폰도 모두 놔 둔 채 산책을 떠났습니다. 인적 없는 길을 돌아다니자 어깨가 굽은 자세에서 자연스러워지고 편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얼마간 걷다가 숲에 온갖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가득하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행복하게 들리는 짹짹 소리는 늦은 아침 햇살 속에서 새들이 부르는 환호 시편인 것 같았습니다. 나무 사이로 비껴든 햇살이 아름다운 무늬를 그렸고 신선하고 나무로 된 냄새, ‘녹색이라고 묘사할 수 있는 그 향기가 공기를 가득 채웠습니다.

그때 여리고 조용한 하느님의 목소리가 나를 초대했습니다. “천천히, 천천히 하여 나와 함께 있자.” 아래쪽에 흐르는 강을 내려다보려고 여러 벤치에 앉아 이따금 쉬게 되자 내 발걸음은 마치 느린 춤처럼 되었습니다. , 바스락거리는 이파리, 내 발자국 소리 같은 주변의 소리에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동안 선물이 나에게 쏟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내가 할 일은 그저 그것을 깨닫고 감사해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숲은 몇 년 동안 내게 특별한 장소였습니다.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갔고 이제는 손자를 데리고 가게 될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혼자 있을 때하고는 또 다르지요. 어슬렁하며 걷기보다는 뛰어다니고 조용히 있기보다는 웃고 질문을 외치니까요.

하느님께서는 혼자 있을 때 못지 않게 아이들과 숲에 있을 때도 저와 함께하십니다. 나를 향한, 그리고 내가 같이 있는 사람들을 향한 하느님의 그 끝없는 사랑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냥 숲에 있기만 해도 내 안의 시간 기록계가 천천히 가게 되는 것 같고 나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더 잘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연 속에 있을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그분 목소리를 더 주의 깊게 들을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 주십니다.

오 주님, 온 땅에 당신 이름, 이 얼마나 존엄하십니까? 당신 손가락의 작품들은 모두 당신의 사랑을 보여 줍니다(시편 8편 참조).


북한산 아래 어느 산책길에서 친구가 보내 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