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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시오 성인과 함께하는 31일 여정 번역

제19일 : 낯선 사람에게 손을 흔들었을 때 일어난 일

by 봄날들판 2020. 12. 27.

제19일 : 낯선 사람에게 손을 흔들었을 때 일어난 일

Waving to a Stranger

By Shemaiah Gonzalez

그날 이탈리아 루카 시의 광장에는 햇빛이 어룽거리고 있었다. 레몬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먹는 내 옆에는 남편이 서서 상점 유리창 너머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아들들은 요리 채널 Food Network 전문가와 같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맛을 논하고 있었다. 이런 순간이 올 때 자주 그러듯이 나는 이 순간을 붙잡아 더 실제처럼 느끼고 싶어서 나와 하느님께만 지금 행복해요.”라고 소곤거렸다.

그때 작은 버스가 군중 사이로 들어왔다. 거리에 사람이 많을 때는 이 거리가 차가 다니는 길임을 잊게 마련이다. 보행자들은 마치 뒤에 눈이 달린 것처럼 몸을 왼쪽으로 혹은 오른쪽으로 쉽게 움직여 차량이 쉽게 지나갈 수 있게 했다.

버스가 군중 사이로 지나갈 때 나는 버스 안을 들여다보았다. 버스에는 휠체어나 특수 침대에 묶인 젊은이들이 많이 있었다. 앞좌석에는 버스 승무원 두 명이 앉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누를 때 활기 있게 이야기했다. 버스가 지나갈 때 나는 다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인상 좋은 남자가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20대 후반 정도로 보였다. 지겨움이 엿보이는 표정 없는 얼굴이었다. 생각 없이 나는 손을 들어 크고 대담하게 흔들었다. 방금 나와 하느님에게 감사했던 행복이 얼굴 가득한 밝은 미소 속에서 빛났다. 그 젊은이는 그것을 알아차리고 도로 나에게 열성적으로 손을 흔들어 주었다.

버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쯤 막내아들이 내게 다가왔다. 손에는 초콜릿이 잔뜩 묻어 있었다. 아들의 얼굴과 손을 닦아 주면서 혼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손을 흔들다니 참 실없는 일을 했어.’ 내가 그 젊은이를 어리둥절하게 하지 않았기를 바랐다. 그는 분명 지금 이 이상한 여자가 왜 자기에게 손을 흔들었는지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저 모르는 사람에게 그처럼 활력을 가지고 우스꽝스럽게 손을 흔들었던 것일까? 충동적으로 한 행동에 당황스러웠다. 이런 생각은 머리카락에 젤라토가 묻은 큰아들을 씻어 줄 때까지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내가 아이스크림을 다 먹었을 즈음 그 버스가 되돌아왔다. 그 젊은이가 다시 보였다. 그는 이번에는 아까보다 똑바로 앉아 있었다. 머리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눈으로 광장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나는 그가 나를 찾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나를 찾자 눈이 커지더니, 버스가 모퉁이를 돌 때까지, 내가 그랬듯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과 기쁨을 함께 나눌 정도로 그렇게 충동적이고 그렇게 실없어서 기뻤다. 주님께서 내게 주신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을 나는 왜 그리 자주 불안해하는가? 나는 나의 겉보기에 대해서 걱정을 한다. 이것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하고 말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그렇듯이 이 경우에도 기쁨이 두 배로 커지고 밖으로 퍼져 나갔으며 그토록 단순하고 작은 행동으로 내게 되돌아왔다.

아들이 물었다. “엄마, 아는 사람이에요?”

아들을 꼭 안아 주며 내가 말했다. “아니야. 우리 둘 다 그저 행복해서 그런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