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일 이냐시오적 불편심
Ignatian Indifference
By Marina McCoy
우리는 흔히 자유를 다른 사람의 간섭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것으로 여깁니다. 하지만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은 이를 다르게 이해했습니다. 그이에게 인간의 자유란 하느님과의 관계가 깊어져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참여하는 자유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면의 자유 또는 이냐시오 성인이 ‘불편심’이라고 불렀던 것이 필요합니다. 불편심이란 사물, 사람 또는 경험에서 충분히 분리되어 있어 우리가 ‘하느님을 찬미하고 경배하며 섬기는 데’(영신수련 23항) 그것들이 도움이 되는지에 따라 그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거나 제쳐 놓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을 사랑하거나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내려놓고 반면에 도움이 되는 것은 계속 참여하는 능력입니다.
불편심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람은 불편심을 지니면서도 아주 열정적일 수 있습니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시고 하느님의 구원 사업은 사랑을 통해 이루어지기에 우리가 사랑하지 않으면 깊이 사랑하지 않으면 이냐시오적 맥락에서 불편심을 지닐 수 없습니다. 새로이 엄마가 될 때마다 나는 아기와 사랑에 빠졌고 그 사랑은 이 아이의 존재라는 선물에 대해 커다란 경외심을 느끼게 했습니다. 파도에 반짝이는 햇살의 아름다움을 묵상할 때면 자주 경이로움과 찬미의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신앙심이 깊고 서로를 지지하는 우정에 대해 기쁨을 느낄 때면 감사함이 밀려오지요. 그러나 불편심이란 아기가 크고, 친구가 떠나거나, 바닷가에 갔는데 날이 흐릴 때도 여전히 내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쉽기만 한 일이 아닙니다. 나는 코스를 자주 벗어났지요. 이냐시오 성인은 부, 건강, 장수와 지위에 대한 애착을 장애물이라고 이름붙입니다. 최근에 나는 우리가 혼자 하는 생각들이 자신의 자유를 얼마나 가로막을 수 있는지 깨닫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만약 내가 이 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또는 이번에 승진을 했거나 헤어진 그 관계가 다시 이어졌다면 ...) 행복할 텐데.’ 하는 생각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떠올려 보십시오.
그렇지만 마지막으로 “암에 걸린 적이 없어서 난 참 행복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고 있는 것이 감사하니까 다시는 동료에 대해 불평하지 않겠어.” 하고 말한 적이 언제였습니까? 어쩌면 우리는 그러한 감사를 연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전에 영적 지도 신부님이 저에게 강조하며 말했듯이 모든 것은 선물입니다. 그 어떤 것도, 그 누구도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나를 포함하여 모든 사랑하는 사람과 모든 좋은 피조물이 다 하느님의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데는 일종의 기쁜 자유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가끔은 내가 저항할지라도요!
그러나 감사만으로는 여전히 우리가 이냐시오적 불편심으로 이끌리지 못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자유란 거의 항상 하느님께서 나를 반복될 수 없고 고유한 피조물로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옵니다. 사랑받고 있다는 그러한 기본 지식을 깨달을 때 두 가지가 가능해집니다. 첫째, 내가 내 삶에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세상의 어떤 사물이나 사람과는 별개로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배웁니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있는 그대로, 다시 말해 모든 재능, 유별남, 실패들을 가진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십니다. 나는 하느님께 족하고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족하십니다. 둘째, 하느님의 사랑이 내 정체성의 핵심이 되면, 어떤 미래가 기다리든 나 역시 사랑할 능력이 있음을 민감하게 알아차리게 됩니다.
하느님의 사랑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 관계가 좋을 때도 사랑할 수 있고 슬픔을 느낄 때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건강할 때도 아플 때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사랑하기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결코 혼자서 사랑을 행하시지 않고 항상 새롭고 좋은 것을 창조하기를 원하시는 하느님과의 우정이 있으니까요. 하느님의 사랑과 우정, 이는 불편심의 기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