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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시오 성인과 함께하는 31일 여정 번역

제21일 : 맛보고 보기 : 후각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기

by 봄날들판 2018. 1. 22.
제21일 : 맛보고 보기 : 후각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기


맛보고 보기 : 후각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기

Taste and See: Experiencing God with Our Sense of Smell


‘맛보고 보기 : 후각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기 피정’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피정에서는 하느님을 만나는 방법으로서 각각의 감각을 탐구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후각을 살펴보겠어요.


“하던 일을 멈추고 장미 향기를 맡아 보세요.”라는 초대의 말을 흔히 듣지요. 이 말은 속도를 늦추어 자신의 인생을 즐기라는 요청입니다.  

이런 뜻의 말은 얼마든지 많아요. 우리는 서로에게 “발을 멈추고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세요.”, “하던 일 멈추고 새소리에 귀 기울여 봐요.”라고도 하지요. 그렇지만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장미 향기를 맡아 보세요.”라는 말이 후각을 자극하기에 좋아합니다. 일상생활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향수에 들어 있는 힘이 떠오르잖아요.  

물론, 냄새를 맡는 능력이 축복이라기보다는 저주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퀴퀴한 냄새가 나는 기저귀, 썩은 쓰레기, 또는 붐비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는 과한 향수 냄새를 맡을 때면 사람한테 감각이 다섯 개가 아니라 네 개였으면 하고 잠깐 바라게 되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지요. 후각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아로마 초와 아로마 테라피가 얼마나 넓은 매력을 지니는지 생각해 보세요. 매력있는 향기에 얼마나 많은 힘이 있고, 행복(웰빙)이 높아지게 하려고 얼마나 자주 향수를 쓰는지 깨달을 거예요.  

냄새는 또한 기억과 뚜렷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어떤 향기를 맡으면 옛날 일이 갑자기 떠오르는 일이 있을 정도지요. 몇 년 전 영성체 줄에서 있은 일이 기억납니다. 나는 어떤 여자의 뒤에 서 있었는데, 그 여자가 사용한 비누나 향수는, 브랜드가 어떤 것인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돌아가신 할머니의 냄새와 똑같았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세월이 한참 지났는데도, 할머니가 살아 계실 때 쓰던 향수가 정확히 뭔지 잘 기억하지도 못하는데도, 그 향기에 불쑥 할머니와의 추억이 떠오르더군요. 그것은 마치 은총과 같은 작은 선물이었지요. 불쑥 나타난 너무나 반가운 선물이었어요.

비록 향기가 추억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매력적인 향기는 한순간에 대한 경험을 변화하게 하는 데 참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향기를 맡으면, 그것을 음미하고 싶어지게 마련입니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멈추고 깊이 숨을 들이 마시며 향기를 즐기는 것도 그런 것이지요. 이는 그 외의 시간에 우리가 하는 숨쉬기, 얕고 빠르며 특히 우리가 바쁠 때 하는 그런 숨쉬기와 다릅니다. 무엇의 향기를 음미한다는 것은 의식적으로 천천히 숨 쉰다는 뜻입니다. 집중하게 하고 긴장을 풀게 하는 방식으로 폐를 채운다는 뜻입니다. 또한 그 자체가 하나의 기도인 ‘감사appreciation’ 속에서 숨 쉰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잠시 멈추어 장미 향기를, 아니면 커피나, 소나무 숲이나, 새로 산 책의 새 냄새를 맡아 보세요. 정말 좋은 일입니다. 몸에도 좋고, 마음에도 좋습니다. 기억에도 좋고요. 또한 하느님의 피조물의 달콤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기에 정신에도 좋습니다.


기도

시작하기. 마음을 모으십시오. 세 번 깊이 숨을 쉬고 하느님의 현존에 자신을 여세요.  

감사 드리기. 향기라는 선물을 주심에, 하느님이 창조하신 세상에서 기분 좋은 느낌을 불러일으키고, 예전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향기를 만들어 주심에 하느님께 감사드리세요.

되돌아보기. 자신이 좋아하는 향기를 떠올려 보세요. 좋아한다면 그것을 목록으로 만들어 보세요. 그 향기를 즐겼던 때를 떠올려 보고 그것들로 인해 느낀 기쁨을 떠올려 보세요.

어떤 향기를 맡고 나서 금세 어떤 장소나 사람, 경험이 떠오른 적이 있나요? 어떠했나요? 그 기억을 하느님과 나누어 보세요.

당신이 좋아하는 활동 몇 가지를 생각해 보세요. 그런 각각의 활동에서 향기가 어떤 역할을 하나요? 새로 자른 잔디의 냄새가 없다면 프리스비 놀이가 얼마나 다르게 느껴질지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원단 특유의 향기가 없다면 퀼팅하는 것이 얼마나 다르게 될지 생각해 보세요. 이러한 향기들이 어떻게 체험을 강화해 주는지 생각해 보세요.

앞을 내다보기. 내일은 하루를 지내면서 당신이 만나는 향기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 보세요. 하루가 끝나고 나면 잠시 시간을 가지고 그것을 되새겨 보고, 어떤 향기가 가장 좋았는지 의식해 보세요.


활동

좋아하는 향기를 만날 때면, 시간을 들여 그것을 즐기세요. 그 향기를 음미할 때 숨을 깊이 들이쉬고 몸을 편안하게 하세요. 하느님의 선하심과 사랑이 느리게 쉬는, 새롭게 하는 숨을 당신에게 채워 준다고 생각하세요.


Ginny Kubitz Moyer’s book Taste and See: Experiencing the Goodness of God with Our Five Senses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