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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콘텐츠 수다

해리 포터에 나타난 그리스도교적 주제

by 봄날들판 2011. 7. 17.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감독 데이빗 예이츠 (2011 / 영국,미국)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루퍼트 그린트,엠마 왓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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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가 영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뒤늦게야 해리 포터 팬이 된 사람으로서 아쉽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네요. 살아남은 소년 마법사의 모험 이야기인 줄 알았던, 그래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소설은 뒤편으로 갈수록 죽음과 불멸, 운명과 선택의 문제를 다루는 장대한 드라마로 그 규모가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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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면서 톨킨이 쓴 ‘반지의 제왕’과 주제적인 면에서 닿는 부분이 있어 특히 7편에 관심이 많이 갔었습니다. 그 관심은 네덜란드의 로데릭 본호겐(Roderick Vonhogen) 신부님이 운영하는 www.sqpn.com 사이트를 통해서 더 커졌는데요, ‘Secrets of Harry Potter’라는 시리즈가 있어서 몇 편 들어보니,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타난 종교적, 교훈적, 문학적, 신화적 요소들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이 프로그램은 (아마도) 신부님 혼자서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지금은 여러 나라의 해리 포터 전문가(?)들이 토론하는 프로그램으로 바뀌었습니다. 가톨릭 신자이면서 팬들끼리 모인 거라서 분위기 사뭇 훈훈하고요. 대화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팬이 아니라 콘퍼런스 같은 데서 발표하기도 하는 등 연구를 한 사람들로, 그 가운데 Denise Roper 같은 경우는 The Lord of the Hallows이라는 책을 통해서 해리 포터를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와 비교하면서 작품에 나타난 그리스도교적 주제와 상징에 대해서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자세히 언급하고 싶습니다.)

하여튼 이런 사이트를 접하면서 해리 포터 마지막 영화를 더 기대감을 품은 채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마지막 편 개봉을 즈음하여 가톨릭 계열 언론사에서도 해리 포터 시리즈가 그리스도인에게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해 볼 점이 무엇인지 다루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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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신문이 해리 포터 영화가 (그리스도교적) 가치를 옹호한다고 말하다
(번역이 영 이상하네요.. 그냥 영어로 이해하는 게 나을 듯)
Vatican newspaper says Harry Potter film champions values
http://www.catholicnews.com/data/stories/cns/1102767.htm

위 링크는 CNS라는 미국 가톨릭교회의 뉴스 서비스인데요. 교황청 기관지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실린 해리 포터 관련 리뷰 2편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자기 희생과 우정이라는 그리스도교적 가치를 옹호하였다고 지적하네요. 시리즈의 내용에 있어서 악이 멋지거나 매력적으로 나타난 적이 결코 없으며 그러나 우정이나 자기 희생이라는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죠. 죽음과 상실을 다루는 고통스러운 여정 내내, 또 쾌활한 아기에서 어른이 되는 복잡한 현실에 이르기까지 영웅(해리)과 그의 친구(론, 헤르미온느)가 성숙하는 것을 다루고 있다고 리뷰어가 말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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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에 나타난 그리스도교적 깊이
The Christian Depths of Harry Potter
http://www.americamagazine.org/blog/entry.cfm?blog_id=2&entry_id=4399

미국에서 예수회가 발간하는 주간지 America의 블로그인 In All Things에서는 Michael L. Avery가 이에 관한 글을 썼는데요. 마이클은 대학을 갓 졸업하여 입사한 아메리카지의 인턴이고 이 글은 정식 기사가 아니라 블로그 글이긴 하지만, 해리 포터에 나타난 그리스도교적 주제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네요. 해리 포터의 책, 영화 시리즈의 성공과 함께 앞으로도 이어질 여러 서비스를 우선 언급한 다음, 전 세계를 휩쓰는 해리 포터 열병 속에서 이 작품에서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발견할지 말하고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이나 나니아 연대기와는 다르게 해리 포터에는 그리스도교적 캐릭터나 상징이 더 모호하게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 또 초창기 작품에서는 특히 마법이라는 요소 때문에 (그리스도교 내) 일부가 이 작품을 이교도적이고 위험하다고 했지만 작품이 계속되면서 세평은 확연히 달라졌는데요. 지금은 예일대학교 같은 곳에서 종교학과에서 그리스도교와의 관계를 다루는 코스를 개설할 예정이라고도 하네요.

여기서도 해리 포터 전체에 나타난 주제를 우정(좀 더 정확히 말해서 공동체와의 우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저자는 해리 포터 마지막 편의 포스터 가운데 가장 잘못된 것은 해리 포터와 볼드모트가 일대일로 대결하는 장면이라고 하면서, 해리 포터가 ‘선택받은 자’로서 성장하는 과정이나 그의 정체성에 있어서 공동체는 불가결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네요. 또 볼드모트라는 악은 그보다 더 커다란 힘에 의해 패배를 맞는 것이 아니라,-그러기에는 너무나도 강하고 약삭빠르기에-해리 포터가 친구들을 위하여 자기 생명을 포기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지요. 예수님이 마지막 가신 길을 생각할 때 이것은 신학적으로도 의미를 지닌다고 지적하고 있네요. 결국 자기 내어줌의 사랑은 그리스도교 전통과 해리 포터 둘 다에서 핵심적인 가치라는 것이지요.

첫 블로그를 이것으로 마칩니다.


* 원작에서 스네이프 교수는 해리 포터의 엄마인 릴리와 동창이므로 나이도 40대 정도일 텐데 알렌 릭맨은 다소 나이가 많긴 하지요. 하지만 7편에서, 아니 시리즈 전체에서 가장 멋진 사람은 결국 스네이프 교수가 아닌가 할 정도로 연기나 캐릭터가 좋았습니다. 스네이프 교수와 웜테일의 캐릭터가 어느 정도 변화한 것이 알렉 릭맨의 연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