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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기적: <예수님을 만나다> 번역

사순 묵상] 수난 28_오늘(십자가의 두 강도)

by 봄날들판 2018. 5. 24.
수난 28_오늘(십자가의 두 강도)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루카 23,42)


그분의 옆에 있던 강도는 유일하게 자신이 임금의 옆에서 죽어 가고 있다고 여전히 믿은 사람입니다. 그한테는, 비록 읽을 수는 없어도 십자가의 위에 못 박아 놓은 모욕적인 표현, 즉 ‘유대인의 임금 나자렛 사람 예수’가 정말로 왕가의 기준이었습니다. 강도는 그의 옆에 매달린 이의 나라에는 탑이며 분수와 맛좋은 포도주가 있는 큰 정원이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지키는 이들이 없어서, 금고가 열려 있는 낙원에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기분 좋게 바라보면서 깨끗한 양심으로 모든 것을 훔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느 때나 마찬가지로 그가 잠을 자는 길거리에는 태양의 황금빛 따뜻함이 가득하고, 밤이 되어도 겨울이 뭔지를 모를 것입니다. 그가 낙원에 이르렀을 때 아마도 상아색 사륜마차 속에서 절하는 신하들 사이에서 임금이 그를 기억할 만큼 친절할 것입니다.

어째서 그분이 그를 ‘기억’해야 할까요? ‘기억되는 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그 백주의 강도는 전혀 감성주의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어쩌면, 그들이 분명 그를 시궁창에 던져 버릴 텐데, 거기서 은총과 기도가 그에게 쏟아질지 모른다고 뜻했던 걸까요? 그러면 은총과 기도는 무슨 의미일까요? 그러고 나서 그의 친구들은 그를 어떤 모습으로 기억할까요? 피해자의 목을 향해 칼을 겨누고 손으로 그의 지갑을 가로챈 잔인한 범인으로 기억할까요? 아니면, 지금처럼 얼굴이 보기 싫게 피에 물들고 배에 무성하게 털이 난 채 그분의 옆에 매달린 모습으로 기억할까요? 예수님의 기억에서 작은 모퉁이, 그것 말고는 그가 원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기억해 주십시오.” 그가 작은 자화상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것을 그분께 보여 드렸을 것입니다. 단순한 사람들이 기찻길에서 따뜻한 우정을 마주했을 때 하듯이 말입니다.

다른 강도는 십자가 아래에 있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주하는 말을 퍼붓고 있었습니다. 그는 화가 나 있으며 하느님을 모독하는 이였는데 교활함의 흔적이 있었습니다.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시오? 당신 자신과 우리를 구원해 보시오.”) 어쩌면 당신은 결코 모르겠지만, 그가 기적을 일으키셨던 저 온순한 분을 능욕한다면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 능욕하는 것, 그것이 그한테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선한 강도가 그의 폭력을 다시금 발견했습니다. (선한 강도가 손이 자유로웠다면 그를 진정 칼로 찔러 버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의 공범에게 마지막으로 공격하는 말을 가했습니다. “같이 처형을 받는 주제에 너는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우리야 당연히 우리가 저지른 짓에 합당한 벌을 받지만, 이분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으셨다.”

그렇습니다. 그들 사이에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이 그리스도였습니다. 그렇지만 선한 강도는 기적을 청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구원되어야 할 하등의 권리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 욕심과 도둑질을 일삼으며 살았던 그는 마음속에 사심이 없는 이의 결정체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상습범인 악한은 오래 기다리는 일이라면 이골이 나 있었습니다. 갈리에서 5년 형을 받았고 광산에서 10년 형을 살았으니까요. 그렇지만 그 기나긴 시간도 이제 끝나 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사람의 모든 오점을 씻어 내는 것으로는 마음이 차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곧바로 오늘 그가 당신이 따뜻한 거리에 자는 곳에 경비원이 없이 정원에 들어가리라고 확신을 주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하고 그리스도가 청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선한 강도는 더 쉽게 벌을 면제받을 수 있었지요. 그는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 단어 찾기

chariot 전차  을 전차로 나르다

ditch버리다 도랑 결석하다 따돌리다  

malefactor 범인 악인 죄인  

hasten 서두르다 촉진하다 재촉하다 급히 가다

absolve 용서하다 면제하다 사면하다

disinterested 무관심한 관심이 없는 사심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