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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기적: <예수님을 만나다> 번역

예수님의 기적 25_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씨앗 한 알

by 봄날들판 2019. 4. 22.

예수님의 기적 25_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씨앗 한 알

 

“어릴 적부터입니다. 저 영이 자주 아이를 죽이려고 불 속으로도, 물속으로도 내던졌습니다. 이제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주십시오.” 예수님께서 그에게 “‘하실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르 9,21-23)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마태 15,28)

 

악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일으킨 이러한 기적들은 믿음의 기적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들은 가장 어려운 기적이어서 사도들은 그런 기적을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그때에 제자들이 따로 예수님께 다가와, “어찌하여 저희는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

예수님께서는 사로잡힌 이들에게 손을 대지 않으셨습니다. 멀리서 가만히 서 계셨습니다. 그들의 입술 사이에서 새어나오는 거품이 그분 옷에 튀지도 않았습니다. 그분의 목소리면 충분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조용히 하여라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고 꾸짖으시니,” “내가 너에게 명령한다. 그 아이에게서 나가라. 그리고 다시는 그에게 들어가지 마라.” 그렇지만 이러한 기적에는 대가가 있었고 이것에 대해서는 그리스도께서 한 치도 굽힘이 없으셨습니다. 바로 믿음이었습니다.

한 아버지와 한 어머니가 있습니다. 저마다 슬픈 이야기를 하나씩 안은 사람들입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지나치게 꼼꼼해 보인다 싶을 만큼 그들의 호소를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 “스승님, 청하건대 부디 제 아들을 보아 주십시오. 저의 외아들입니다. 영이 아이를 사로잡기만 하면 아이가 갑자기 소리를 지릅니다. 영은 아이를 뒤흔들어 거품을 물게 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온통 상처를 입히면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부모는 이렇게 말합니다. “제 딸이 호되게 마귀가 들렸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분께서 별안간 남자에게 무시하는 말씀을 쏟아부으며 대답하셨고, 여자한테는 메마르게, 거의 지겨운 듯한 어조로 거절하셨습니다. 사람이신 예수님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요? 이번에도 다시 예수님이 예견할 수 없는 예언자였고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하고 되물으신 매정한 떠돌이였습니다.

이번에 그곳에는 기적이 베풀어지기 전에 다시 한 번 길게 멈춤이 이어졌습니다. 한쪽에는 자식이 위험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호소를 하고 나서 그들은 팔을 옆구리에 딱 붙이고 있었습니다. 다른 한편에는 그분이 혼자서, 마치 만질 수 없는 별처럼 계셨습니다. 그분이 싫다고 대답하셨기 때문에 그분을 적으로 바라보던, 환멸을 느끼던 사람들의 무리 속에서 사도들조차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분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분이 나자렛의 예수님이기를 멈추고 바로 사람의 아들(아버지와 어머니라는 사람 특유의 언어를 모르고 세상의 눈물을 모두 모은 것보다 하늘에 둔 믿음 한 알을 더 좋아하시는 분)이 되는 것으로 되돌아가자 큰 어두움이 주위로 퍼졌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조차 그분은 정말로 거절하신 것이 아닙니다. 가엾어 함의 두 기적이 믿음의 두 기적으로 바꾸기를 그분은 바라셨습니다. 그리고 악에 사로잡힌 아이의 아버지를 향해 퍼부은 협박은 아이의 간질과 아버지의 믿음이 부족한 것(“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을 둘 다 이겨 내는 데에 훨씬 더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가나안에서 온 여인에게 한 모진 말씀은 역시 그녀가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한 작전에 불과했습니다. 그 대가란, 우리가 무엇을 잃었던 간에 그 잃은 것을 되돌려주기 위해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겨자씨 같은 믿음입니다.

이것이 바로 겨자씨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