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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기적: <예수님을 만나다> 번역

예수님의 기적 31_세 사람에게 주는 선물(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시다.)

by 봄날들판 2019. 4. 22.

예수님의 기적 31_세 사람에게 주는 선물(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시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마태 17,2)

 

친구가 우리한테 놀라운 선물을 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물건도 아니었고 부탁도 아니었습니다. 지상의 말로 하자면, 신뢰(confidence)라고 부를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참으로 깊고도 온전한 신뢰였습니다. 그래서 계시(revelation)는 그분의 단지 하나의 가까운 부분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에게 주시는 그분의 전체였습니다. 그분의 몸의 측면이기도 했습니다. 그 시간에 우리의 친구는 우리를 위해 자신을 놀랄 만큼 아름다워지게 했습니다. 그분의 온 존재가 조화로웠고 그분이 우리한테 미소를 지으셨는데, 그런 미소를 전에 한 번도 보이신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벗이라는 기쁨 속에 계시는 그분의 광채, 말없는 투명한 모습은 어쩌면 이렇게 말을 꺼내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렇게 머뭅시다. 지금 당신 모습대로 저를 위해 진실하고 행복하게 머뭅시다. 이 공간을 더는 떠나지 맙시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한 사람은 베드로였습니다. 그는 산꼭대기에서 말하고 있었고 그 특권을 마찬가지로 누리던 두 친구, 안드레아와 요한이라는 두 친구의 이름으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세 사람을 위한 아름다움이라는, 그 기적 속에 계시는 그분을 보는 특권을 마련해 두셨습니다. 그분께서 그들을 고른 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가장 받을 만한 사람이 그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유롭게, 마음에 아무 계산 없이, 사도로서가 아닌 친구로서였습니다. 아무 말 없이 그분께서 산으로 오르는 길로 그들을 데려가셨습니다.

열두 사람이 아닌 세 사람은 미리 하느님 나라를 보게 될 것이고, 그분이 실제로 어떠한지 알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그분이 저런 모습인 것을 매일 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분께서는 그분의 인간적 외모를 잠시 제쳐두고 싶으셨습니다. 그분이 가면을 벗어 던지고 해처럼 빛나고 눈같이 하얀 옷을 입었을 때, 그들의 우정이 단단히 잡힐지, 아니면 두려움으로 바뀌어 버릴지를 시험하고 싶으셨습니다.

그들의 우정은 단단히 잡혔습니다. 그들이 걸어오느라 피곤해서 잠에 빠졌다가 깨어났을 때 세 사람 눈에 예수님이 마치 동화 속 왕자처럼 빛나고 계셨습니다. 그 모습이 낯선 사람이나 꿈 속에서 본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분은 주님이었습니다. 모든 진실성에서요. 볼품 없는 겉옷을 입은 저 유대인은 항상 똑같은 분이었는데, 해와 비에 옷이 누렇게 되었고 단식과 피로에 얼굴이 상해 있었습니다. 자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말씀하였기에 믿을 만한 것이 덜했습니다. 더 불안하게 했고 의심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그 산 위에서는 두려움도 없고 거부감도 없었습니다. 깊은 평화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동료들 사이에 머물고 싶어 했습니다. (모세와 엘리아가 스승님 곁에 나타났고 그분과 이야기도 나누었으며, 그들의 놀라운 유령 때문에 그들 간의 친교가 불편해지지도 않았습니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좋겠습니다.’라니, 매혹되도록 만들어진 우리한테는 행복하게 있는 이곳에 오래 머무르면서 저 아래 계곡에 있는 선택받지 못한 다른 이들이 겪는 시련과 운명을 잊는 것이 유혹이 됩니다. 어쩌면 이것이 베드로가 처음으로 부주의하게 행한 비겁한 행동인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기쁨이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곧 세 제자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이를 덜덜 떨며 몹시 두려워했으니까요.’ 구름이 그들을 감싸자, (게다가 산 위의 변화무쌍한 날씨에서 갑자기 몰려드는 그런 구름이 아니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다른 분, 성부가 무대로 들어오시자, 모든 것이 깨졌고 우리는 무서워졌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가 고아이기를 바랍니다. 그분을 신비에 묶어서 하늘에 너무 높이 매다는 그런 굴레가 없기를 바랍니다.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 

네 사람 모두 날이 밝을 무렵 계곡으로 돌아갔습니다. 길을 내려올 때 베드로가 부루퉁해 있었는데 그는 그곳 산꼭대기에 초막 셋을 짓고 싶었습니다. 걱정 없이, 더 이상 죽음도 없이 친한 사람 몇 명끼리 즐거운 생활을 누리고 싶었습니다. 그의 앞에는 해와 비에 색이 누렇게 된 보통의 겉옷을 입고서, 예수님께서 걸어가고 계셨습니다.

루이지 산투치의 <예수님을 만나다>에서 ‘기적’ 장은 이 글로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