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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시오 성인과 함께하는 31일 여정 번역

제24일 : 맛보고 보아라 : 미각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기

by 봄날들판 2020. 3. 12.

제24일 : 맛보고 보아라 : 미각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기

Taste and See: Experiencing God with Our Sense of Taste

 

‘맛보고 보아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피정에서는 그동안 하느님을 만나는 방법으로서 감각을 하나씩 탐구했습니다. 오늘은 미각을 마지막으로 살펴보고 끝맺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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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먹어야 산다. 당연하다. 그렇지만 먹어야 산다는 사실 하나를 제외하면 무엇을 먹고 또 어떻게 먹는가는 사람마다 무척 다르다. 세상에는 갖가지 맛과 향이 있어서, 식성이 완전히 똑같은 사람이 하나도 없다.

사실 우리의 라이프 스토리는 자신이 먹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 음식에서 우리의 과거, 전통, 배경, 그리고 신앙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독창성을 주셨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싶다면, 내 앞에 놓인 접시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음식은 우리의 문화유산을 드러내기도 한다. 자신의 뿌리가 어느 나라인지는, 좋아하는 식사와 애호하는 맛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을 때가 있다. 팟 타이, 피에로기, 푸타네스카처럼 말이다. 마찬가지로, 식습관은 때때로 자신이 자란 나라의 지역을 나타내기도 한다. 지역 체인이 전국으로 진출하기 전에는 (또는 적어도 지역 확장을 하기 전에는), 인앤아웃 버거를 좋아하는 것을 보고 남캘리포니아 출신임을, 던킨 도넛만 찾는 것을 보고 뉴잉글랜드 출신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음식과 가족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당신의 접시에 무슨 음식이 있는가를 보고 당신과 다른 사람의 관계가 어떠한지 알 수 있다. 할머니의 콩샐러드, 아빠의 바비큐 소스, 엄마의 엔칠라다처럼 말이다. 이런 음식을 아주 조금만 먹어도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기억에 떠오른다. 가족 조리법을 담은 상자를 뒤적이다 보면 이런 요리가 더 위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당신이 직접 만날 기회는 한 번도 없었지만 그 사람의 영향력이 당신의 인생을 항상 향기롭게 했던 세대의 사람들에게까지 올라간다는 것을 드러내 주기도 한다.

휴일이 다가오면 특정 음식이 등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크리스마스 시즌의 쿠키, 추수 감사절의 요리 또는 엄마가 항상 생일에 준비하는 특별 케이크가 그렇다. 우리가 무엇을 먹느냐는 우리가 축하하는 것과 사람을 드러내기에 우리가 무엇을 존경하고 소중히 여기는지를 보여 주게 된다.

기도 Prayer

시작하기. 마음을 모으세요. 세 번 깊이 숨을 쉬고 하느님의 현존에 자신을 여세요.

감사 드리기. 세상에 음식이 아주 다양하다는 것에 대해, 음식을 준비하고 우리에게 나누어 주는 사람에 대해, 우리가 저마다 세상이라는 테이블에 가지고 오는 특별함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세요.

되돌아보기. 좋아하는 음식을 몇 가지 떠올려 보세요. 언제부터 그 음식을 좋아했나요? 그 각각에, 그러니까 (음식에 관한) 사람, 장소 및 경험의 뒤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나요?

당신의 삶에서 열렸던 축하식을 떠올려 보세요. 예를 들어 명절, 생일 또는 승진, 졸업식, 또는 은퇴와 같은 큰 행사를요. 그런 행사에서 음식이 어떤 역할을 하나요?

어떤 음식이 당신의 문화적 배경이나 지역적 배경을 드러내 주나요? 당신 개인의 문화와 꼭 관련이 없어도 좋아하게 된 음식이 있나요? 해외에 맛이 얼마나 셀 수 없이 다양한지, 그리고 음식이 어떻게 서로 다른 장소와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앞을 내다보기. 다음에 미사에 가면, 성체성사를 당신의 정체성의 표징으로 생각해 보세요. 하느님의 사랑이 어떻게 당신의 인생 이야기의 모든 장에서 당신의 인생 이야기의 모든 장에서 하느님의 사랑이 어떻게 한결같았는지 생각해 보세요. 하느님의 끊임없는 사랑이라는 맛을 음미하세요.

활동

이번 주에 날마다 식사를 할 때마다 당신이 먹거나 마시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세요. 음식과 음료가 당신에 대해서, 곧 당신의 히스토리, 좋아하는 것, 정체성에 대해서 무엇을 드러내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주신 생명에 감사를 드리세요.

 

가톨릭 신자로서, 무엇보다도 우리가 주일마다 미사에서 하는 ‘먹기’는 우리의 신앙에 대해 많은 것을 드러내 줍니다. 성체를 맛볼 때,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빵과 포도주 안에 현존하신다는 우리의 믿음을, 우리 종교의 아주 핵심을 이루는 믿음을 재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성체는 우리를 하나로 묶습니다. 우리가 어디 출신이든, 우리를 기른 사람이 누구든, 그 사람이 우리가 먹는 것에 어떤 영향을 미쳤든지 간에 미사에서 우리는 모두 함께 와서 하느님의 선하심을 맛보고 봅니다. 성체의 풍미와 축성된 포도주의 달콤함은 하느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완전히 무조건적으로 사랑하신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그리고 그 놀라운 진리는 음미해야 할 특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