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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시오 성인과 함께하는 31일 여정 번역

제26일 : 신뢰와 자유

by 봄날들판 2020. 4. 2.

제26일 : 신뢰와 자유

Trust and Freedom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마태 6,10)”라고 하느님께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는 그리스도교의 실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지요. 이냐시오 성인뿐만 아니라 많은 성인들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자신의 뜻을 버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하느님께 청했습니다. <받아 주소서Suscipe> 기도문에서도 나의 모든 자유와 나의 기억과 지성과 의지와 받아 주소서.” 하는 문구를 찾아볼 수 있지요. 이는 어렵기는 해도 가치가 있는 도전입니다. 자신의 뜻을 버리려면 어떤 상황에서도 하느님께서 선을 이루시려고 힘껏 일하고 계심을 믿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잘못되는 일이 아무리 많은 것처럼 보일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사랑과 화해를 위해 일하고 계십니다.

그렇지만 나는 하느님의 초대가 단순한 순명에서 발견하는 것보다 더 의미가 넓은 자유라는 것을 점차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삶에 미주알고주알 파고들어 지시하는 마이크로 매니저micromanager’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복음의 탈렌트의 비유(마태 25,14-30 참조)에서 보이는 관용과 자유로 부르십니다. 이 비유에서 주인이 종들에게 돈을 주고 나서 그가 멀리 떠나 있을 때 지키라고 지시합니다. 어떤 종은 자유 의지로 손해를 무릅쓸지라도 돈이 늘어날 수 있게 돈을 사용하기로 합니다. 다른 종은 돈을 묻어 버리는데, 아마도 지시를 더 자세하게 해 주기를 기다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자유롭게 행동한 종은 칭찬을 받은 반면, 돈을 묻은 종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도 그렇게 요구하십니다. 우리에게도 역시, 참된 동반자 관계를, 다시 말해 탈렌트를 쓰는방법에 종종 자유를 더 많이 부여받는 관계를 맺기를 원하십니다.

때로는 이러한 자유가 조금 무섭기도 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하느님, 또는 아마도, 내가 속한 문화, 직장, 또는 감독자의 의지가 미치는 범위 안에서 머물러 있는 편이 훨씬 쉬우니까요.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런 것보다 더 성숙해지라고 요구하십니다. 우리는 그분의 종이 아니라 벗으로 부르심을 받았다는(요한 15,15 참조) 예수님의 말씀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초대를 받습니다. 여느 우정 관계에서 그렇듯이 우리는 물론 친구가 우리에게 부탁한 일을 듣고 사랑으로 응답하지만, 또한 이미 부탁받지 않은 창조적인 방식으로 서로를 너그럽게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하느님과 동반자로서 행동하는 이러한 자유에는 위험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어디에서 더 깊은 자유를 지니도록 당신을 부르십니까? 당신은 어디에서 자신의 선물과 탈렌트를 쓰는 모험을 해 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