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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콘텐츠 수다

신앙인에게 어울리는 선물

by 봄날들판 2012. 11. 13.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선물할 일이 많다.

친한 친구뿐만 아니라 가족, 조카들도 챙겨야 하는 시즌인 것이다.

얼마 전에 네 살짜리 조카에게 코끼리 인형을 선물했다가 조카가 급! 실망하는 모습이 역력하여 배춧잎으로 무마한 적이 있는데, 하여간 선물은 어렵다.

신앙인이라면 이런 시즌에 신앙 면에서 의미 있는 선물을 하면 어떨까 해서

이것저것 생각을 해 본다.

 

책 선물

책은 참 좋은 선물이지만, 책 선물처럼 고민되는 것도 없다.

아마 (나를 포함하여) 주변에서 책 선물을 받고 실망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아서일 것이다.

상대방에게 수준에 맞추어야 하고, 읽은 책이면 안 되고,,,

마침 상대가 고민하고 있는 분야에 관련된 책이라면 더욱 좋겠지.

30대인 나의 친구에게 주는 책 선물은 주로 최근에 나온 신간 중에서 뽑아 보았다.

주는 사람이 센스 있다는 말을 들을 만한 책을 뽑아 보자.

 

하느님으로부터의 허기 : 예수회 김상용 신부님의 묵상시집이다. 미국에서 영화 공부를 하던 때 유학 생활과 수도 생활을 하면서 생활이나 기도에서 길어 올린, 쓸쓸하기도 하고 먹먹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한 마음들을 아름답고 정갈한 시어로 담았다. 이 책과 친하다 보면 성경을 읽다가 문득 이 책의 시구가 떠오를 때가 있을 것이다. 하나. 이 책은 목차가 없어서 좋다. 마음에 드는 시를 다시 찾으려면 책을 샅샅이 뒤져야 하니까! 이냐시오 영성 연구소.

 

나의 멘토 나의 성인 : 예수회 제임스 마틴 신부님의 책으로 새로운 컨셉(?)의 성인전이다.

기존에 우리가 읽어 온 성인전이 성인들 자체에 곧 그들의 업적과 영성에만 초점을 두었다면, 이 책은 성인들의 삶과 영성이 어떻게 저자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는지에 좀 더 초점을 두어 진솔하게, 그리고 재미나게 펼쳐 나간다. 가톨릭출판사.

 

내 안에 쉬게 하리라 : 헨리 나웬 신부를 잇는 영성가로 이름이 높은 로날드 롤하이저 신부님의 저서로, 나온 지 좀 되었지만, 30대에 외로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친구에게 꼭 권해 볼 만한 책이다. 같은 저자의 성과 속의 영성, 하느님의 불꽃도 있지만, 이 책이 제일 쉽고, 생활에 적용하여 얻을 수 있는 것도 많다. 쓸쓸한 11월의 이 외로움을 저주나 짐이 아니라 새로운 활동 에너지로 바꾸도록 힘을 주는 책. 바오로딸.

 

성경 역사지도 : 분도출판사 50주년 기념으로 나온 책으로서 성경을 가까이 해야 하는 신앙인으로서 이런 책 하나 책장에 떡 버티고 있으면 얼마나 뿌듯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평소 성경 공부와 지도에 관심 있고 호기심 충만한 이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다만 가격이 상당하다.

 

내면의 자유 : 자크 필립이라는 프랑스 수사님이 쓴 책으로, 제목 그대로 내면의 자유를 확장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한발 한발 둘러보는 책이다. 믿음, 희망, 사랑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도록 이끄는데, 읽고 나면 한 줄로 요약하기는 어렵지만 구절구절 밑줄 긋고 싶은 구절이 가득하다. 기억에 남는 구절은.... 먼저 과거는 하느님의 자비에, 미래는 그분의 섭리에 맡기면서, 오늘의 어려움을 감당하려고 애써야 한다. 책이 가볍고 얇고 예쁘다. 성바오로.

 


나의 멘토 나의 성인

저자
제임스 마틴 지음
출판사
가톨릭출판사 | 2012-01-01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우리와 동행하여 같은 길을 걸으시는 ‘성인’그리스도인들에게 스스...
가격비교

 


내 안에 쉬게 하리라

저자
로널드 롤하이저 지음
출판사
성바오로딸수도회 | 2006-09-20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미국 오블라띠 신학대학장 로널드 롤하이저의 『내 안에 쉬게 하리...
가격비교

 


성경 역사 지도

저자
엔리코 갈비아티 지음
출판사
분도출판사 | 2012-04-01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성경 역사 지도』는 근동의 비옥한 초승달 지역, 지도자와 왕,...
가격비교

성물 선물

묵주나 고상은 요즘은 본당 매장에만 가도 마음에 드는 선물을 살 수 있다.

특별한 선물을 원한다면 베네딕토 수도회 책 공방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번 선물 때문에 가격을 문의한 적이 있는데, 그리 비용이 비싸지는 않았다.

정말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자료라면 이렇게 책공방 서비스를 이용하여

멋진 책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이다.

 

특이한 선물

내가 최근 들어 잘 하는 선물은 우리농 종합선물 세트이다.

한마디로 일단 우리농 유기농 매장에 가서 장바구니를 든 다음,

장바구니 가득 물건을 넣어서 박스에 포장하여 택배로 부친다.

곧 결혼하는 신부나 출산하는 친구, 혹은 집에서 나와 독립하는 친구에게

이런 선물을 준다면 친구가 무척이나 고마워할 것이다.

결혼하는 친구라면 기본양념류나 보리차, 국수, 세제 등을,

출산하는 친구라면 보리차, 미역, 반찬류를,

독립하는 친구라면 라면류와 보리차, 과자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물품, 예를 들어 마스코바도 설탕 등도 추천한다.

그 사람이 요리를 하면서 그때마다 맛에 감탄하며 당신에게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나는 아이가 있는 친구집에 놀러갈 때면 핫케이크 가루 등을 사가는데,

아이들과 같이 만들면서 가까워질 수 있어서 좋았다.

친구가 선물 받고서 어디서 샀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은데 이 참에 가톨릭에서 하는 우리농에 가입시키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 없이 사다보면 예산을 쉽게(!) 초과하니, 부피가 있는 과자 등을 적당히 채워 한 상자 가득 보내는 편을 추천한다.

 

직접 만들기

이도 저도 다 마음에 안 든다면 직접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경제적 부담도 (약간) 줄일 수 있고, 무엇보다 하나뿐인 의미를 담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코바늘 뜨개질을 해서 성모상 아래나 기도책상에 놓을 만한 도일리doily를 만든다면

받는 사람이 소중하게 간직하게 될 것이다.

또한 손수 만든 묵주도 더없이 훌륭한 선물이 될 것이다.

묵주는 요즘은 비즈나 십자가 등을 조금 큰 성물방이라면 쉽게 구할 수 있고,

유행하는 전통매듭 묵주 또한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쉽게 만드는 법 동영상을 발견할 수 있고 인터넷 까페도 있다. 물론 동영상을 찾는다고 금방 습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노력을 해서 배워볼 만한 가치가 있는 기술이다. 나도 연봉매듭 묵주를 만들려고 꼰소사를 사 두었는데, 아직 스승을 만나지 못하여 실타래가 집에서 비상대기 중이다.

이 밖에 좋은 묵상글이나 골라 직접 책으로 만들어 주는 방법도 있는데,

요즘에 1인 출판 등으로 원고만 있으면 책으로 제작해 주는 곳은 많다.

교보문고 같은 곳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인터넷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다만 글 모으는 과정에서 엄청 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정말 소중한 사람에게만 하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