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냐시오 성인과 함께하는 31일 여정 번역

제4일 성령과 함께 경로를 다시 계산하다

by 봄날들판 2017. 11. 21.

4일 성령과 함께 경로를 다시 계산하다

나는 운전을 썩 잘하지는 못한다. 운전하면서 쉽게 허둥대는데, 특히 잘 모르는 지역을 운전해야 하는 불행한 처지에 있을 때는 더 그러하다. 그렇게 허둥지둥할 때면 네비게이터에서 자주 흘러나오는 말, 그러니까 경로를 다시 계산중입니다.”를 들으면 위안을 얻는다. 이 말을 들을 때면 내가 아무리 길에서 멀리 벗어났을지라도, 가고 싶어 하는 목적지에서 멀어졌을지라도 믿음직한 네비게이터가 나를 가야 할 길로 다시 데려다 주기 위해 일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는 것이다. 나는 손바닥만 한 작은 기기의 도움으로, 그리고 물론(!) 하느님의 은총으로 마침내는 목적지에 도착하리라는 것을 안다.

경로를 다시 계산한다는 말은 영신수련을 할 때도 내게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영신수련에서 중요한 부분은 식별이다. 이냐시오 성인은 식별을 위한 규칙을 세웠는데 이는 피정자가 삶의 모든 문제에서 그 사람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식별을 하기 위한 효과적인 도구를 통합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나는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빨리 결정을 내려 일련의 행동을 적용하도록 요구받는다. 나는 결단성있게 행동하도록 기대를 받는 게 먼저라서 그전에 어떤 주어진 문제에 대해 매우 깊이 생각해 보도록 찬찬히 시간을 가질 사치가 없다. 직장에서 내가 결정을 내리는 속도는 개인적 생활에도 서서히 잠식해 들어왔다. 그래서 내가 결정을 먼저 내리고 그러고 나서 그것을 식별하는 것을 너무나 자주 발견하게 된다. 나는 한다. 모든 결정을 너무 빨리 내리는 것에 익숙해져 가는 지금의 생활에 이냐시오 성인의 식별의 규칙을 통합시키는 방법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는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나는 아마 식별에 가장 뛰어난 사람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은 하느님의 뜻이 아닌 것 같은, 나 자신의 비좁은 시야에 갇혀 길을 내리닫는 자신의 모습을 알아차릴 때가 자주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영신수련 중에 우리의 피정 지도자이신 이냐시오 성인이 일깨워 준 말씀을 들으면 마음에 용기가 샘솟는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결정을 가지고 그것을 최대로 만드신다.” 나는 그것을 이런 식으로 바라본다. 성령께서는 나의 아이디어와 불완전한 결정들을 가져가셔서 다시 경로를 계산하신다. “네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신뢰하고 너의 예지에는 의지하지 마라.”(잠언 3,5) 그러니 여정을 가는 도중에 다음에 잘못된 길로 가는 일이 생기거든, 성령께서 경로를 다시 계산하시어 가야 할 길로 당신을 부드럽게 이끌어 주시리라고 굳게 믿자.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과 함께하는 31일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