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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시오 성인과 함께하는 31일 여정 번역

제15일 : 두 깃발

by 봄날들판 2018. 1. 21.
제15일 : 두 깃발

두 깃발The Two Standards

조셉 테틀로우 신부(Joseph A. Tetlow, SJ), 저서 <Making Choices in Christ>에서

예수님께서는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루카 11,23)라고 하시며 그분의 방식을 세상의 방식과 대비시켜 무척 강조하게 말씀하셨다. 사부 이냐시오는 영신수련에 나오는 ‘두 개의 깃발 묵상’이라는 요점 묵상에서 이것을 적용해 보도록 도우신다. 

예수님과 함께 설 것인가, 아니면 세상의 방식과 함께 설 것인가?
제자라면 누구나 자신이 어디에 설 것인지, 다시 말해 예수님과 함께할지, 세상과 함께할지 선택해야 한다. 성령께서 우리를 어떤 삶으로 이끄시든 간에, 세례를 받고 견진을 받았으면 우리는 예수님의 깃발 아래에 예수님의 벗들 가운데 서도록 부르심 받은 것이다.
자신이 가진 것 모두가, 존재 모두가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살아 있는 확신을 하면서 그분과 함께할 때 우리는 예수님의 깃발 아래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가진 것이 얼마나 많든 적든 간에 우리는 감사한 마음으로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을 보아라.”라고 말한다. 그러고 나서 자기도 만족하고 다른 이들도 뜻을 같이하는 분위기 속에서 길이 뚫린다. “내가 어떻게 도와 드릴까요?”라는 말에 매일매일 사로잡히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과 섬김을 행하는 삶을 통해 성령께서는 주님께서 사신 것처럼 온순하고 겸손하게 살도록 우리를 이끄신다. 우리가 유명 발레리나든, 무명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이든 그것은 상관없다. 
세상의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그 출발점은 될 수 있는 한 큰 부자가 되는 것이다. 당신은 “내가 가진 이 모든 것을 보시오.”라고 말한다. 세상의 길이 당신 앞에 펼쳐지면 당신은 초점을 옮겨서 이렇게 말한다. “이 모든 것을 가진 나를 보시오.” 당신 주변의 사람들이 더욱 공손해지면서 당신은 “나를 보시오.”라고 말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굳게 믿게 된 것이다. 당신은 아직 죄를 짓지 않았을지는 몰라도, 죄짓는 것은 다만 시간문제일 뿐이다.

세상의 깃발과 관련된 세 가지 형태의 공모
무의식 이론에 찬성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세상의 깃발이 여느 사람들에게나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제자들에게도 솔깃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깃발을 따르기로 엄숙하고 평생 가는 선택을 하고 나서도, 세상의 깃발에 공모하고 있는 일상생활을 정화해야 한다. 그 공모는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 온화한 세속주의가 있다. 분명 세상에는 아주 훌륭한 삶을 살도록 이끄시는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만 세례를 받은 사람조차도 온화한 세속주의의 방식으로 살 수 있다. 우리는 이웃이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시민적인 행동에 동참하고 어려운 이들을 돕는다. 식구들에게 잘 대하고 직장에서도 정직하게 일한다. 그러한 방식에는 직접적인 해를 미치는 것이 없다. 그렇지만 또한 세속적인 정신 이상의 것이 없다. 오늘날 사람들이 그런 것을 ‘영성’이라고 이름 붙인다고 해도 말이다.
둘째 유형은 특히 부유한 제1세계에서 볼 수 있는데,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바오로 사도가 육에 따라 사는 방식이라고 묘사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삶을 따르는 이는 광고의 표적이 된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지금 가진 것은 무엇이든 가져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덜 아름다운 면은 자기 방종, 정욕, 질투를 드러낸다. 이 모두는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회적 관습으로 보여진다. 육에는 육만의 법칙이 있고, 육의 법칙을 따르는 이는 그러한 방식에 지배를 받다가 죄에 빠져들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어둠에 굴복하는 공모가 있다. 어떤 신문 기사에 한 성인이 열두 살짜리 아이가 다른 사람을 죽이게 한 다음 죽은 사람의 피를 마시게 한 일이 보도된 적이 있다. 그 기사를 생각해 보자. 그것은 악이 드러난 것이다. 그렇지만 어둠의 활동은 대부분 드러나지 않는다. 증오, 복수, 폭력, 그리고 자기 파괴적인 습관 같은 것은 죄 많은 사람의 어두운 구석에서 번성한다.
마음 깊은 곳에서 당신은 어둠을 원망하고 빛을 향해 뛰어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자신이 온화한 세속주의나 육의 옅은 빛 속에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당신은 모든 일을 시작할 때 하느님께 단호히 감사를 드리고, 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왜 그것을 하는지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자신이 그리스도의 깃발에서 안전하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Making Choices in Christ by Joseph A. Tetlow, SJ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