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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기적: <예수님을 만나다> 번역

사람과의 만남 03_자캐오 : 돌아옴

by 봄날들판 2018. 9. 4.
사람과의 만남 03_자캐오 : 돌아옴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그날 우리는 정말로 부자가 돌아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날에 부자들이 해방되었습니다. 어쩌면 오직 하느님만이 일으키실 수 있고,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만큼 어려운 기적이, 보기 드문 기적이 그곳에서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는 여전히 고결함이 아니었습니다. 자캐오는 완전함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완전함에 이르려면, 예수님께서 부자 청년에게 이르셨듯이 가난한 이에게서 얻은 이익을 모두 없애고서 그분을 따라야 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저 키가 작은 남자가 성경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몹시 힘들었을 것입니다. 부 때문에 단죄를 받는 세상과 복음으로 인해 구원받는 세상 사이에서 날카로운 소리를 내는 듯 보이는 속박의 사슬을 뜻밖의 방식으로 고치려고 나타난 열성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존중을 받지 못하는 열성적인 사람이 예언자를 힐끗이라도 보고 싶어서, 마치 원숭이처럼 돌무화과나무에 기어올랐습니다.(부자의 교활함이라는 또 다른 특성이기도 합니다.) 끝없이 거둘 수 있는 상납금이 있고 멋진 자주색 리넨 옷을 입은 위세를 무릅쓰고요. 이런 이유로 예수님께서 그에게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하고 외치셨습니다. 아마 만면에 웃음을 띠고 계셨을 것입니다.

자캐오가 내려왔습니다. 가지에서 가지로 옮겨 가는 동안 스승과 다른 손님에게 어떻게 맛있는 음식으로 융숭하게 대접할지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그에게 돈을 횡령당한 사람들에게 네 배로 갚아 주려면 돈이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 헤아리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속으로는 이미 마음을 굳혔지요. 그리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 이야기를 큰 목소리로 하는 순간에, 드물 뿐 아니라 신사라 부를 만한, 자기를 죽이는 행동으로 자신이 부당 이득을 얻어 왔음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그 고백은, 그 공술은, 인생 전체를 통틀어 그가 가장 잘한 일이었습니다. 그리스도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계속 그를 미워하고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 하고 중얼거릴지라도 말입니다. 그가 나무에서 땅에 아직 발이 닿기도 전에 그리스도의 말씀이 들렸습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James Tissot 작품 

Niels Larsen Stevns 작품

이 글의 마지막 문장하고 잘 어울리는 그림이다. 손을 뻗으신 예수님과 그 시선의 끝에 나무에서 내려오다가 예수님 앞에 어떻게 내려갈까 자리를 보는 자캐오의 시선의 마주침. 우연인지 모르지만 자캐오의 어깨 너머 부드럽게 쏟아지는 햇살.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몰려든 군중과 그림 중앙 수염 난 노인의 외면하는 듯 완고한 고개돌림. 니 자식이 뭐라고, 하는 비아냥이 여기까지 들리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