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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기적: <예수님을 만나다> 번역

예수님의 기적 18_비열한 사람(바리사이들이 개입하다)

by 봄날들판 2018. 10. 15.

예수님의 기적 18_비열한 사람(바리사이들이 개입하다)

 

그분이 죄인인지 아닌지 저는 모릅니다. 그러나 이 한 가지, 제가 눈이 멀었는데 이제는 보게 되었다는 것은 압니다.”(요한 9,25)

 

바리사이 : 그를 세 번째로 불러다가 이 사기질에 끝장을 봅시다. 그렇지만 그를 놀라게 해서는 안 되겠지. 우리는 믿을 만하고 설득력 있게 말해야 하오.

친구여, 우리의 말을 들어 보시오.

태어날 때부터 눈먼 이 : 우리 어머니는 여전히 고우세요. 오늘까지 어머니 얼굴을 만질 때마다 주름이 조금 만져졌어요. 그렇지만 어머니를 보니까 전혀 다르네요. 어머니가 자랑스러워요. 어쩌면 어머니 눈 색깔이 아름다운 밝은 색의 산딸나무 열매 같아서이거나, 아니면 제가 나은 것이 기뻐서 어머니가 다시 젊어지셨나 봐요.

바리사이 : 우리의 말을 들으시오. 당신한테 좋으라고 하는 말이고 우리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아오. 당신의 눈에 진흙을 바른 낯선 이는 소문난 죄인이오. ……

태어날 때부터 눈먼 이 : 나는 진흙의 색깔도 좋더라고요. 눈이 보이지 않을 때는 진흙이 추하고 역겨운 색깔이라고 들었어요. 그렇지만 눈이 보이게 되고 처음으로 만난 것이 진흙인데, 은빛 먼지처럼 빛나는 듯했지요. 잘 바라보면 진흙에 아름다운 얼룩과 반사광이 있어요.

바리사이 : 우리가 말하고 있는 대로, 그자는 소문난 죄인이오. 우리는 그가 술집 주인들, 술주정꾼들, 다른 악한 사람들과 먹는 모습을 자주 보았소. 그는 사마리아 사람과도 이야기하고 수치스럽게도 창녀하고 이야기를 나누기까지 하더군.

태어날 때부터 눈먼 이 : 오늘 처음으로 한 창녀를 보았어요. 창녀가 사람을 홀릴 듯 아름다우리라 상상했었지요. 그 창녀는 화사한 빛의 파란색과 자주색 꽃무늬가 있는 숄을 하고 있었어요. 목에는 금화가 걸린 목걸이를 걸고 있었지요. 그렇지만 얼굴이 창백하고 주름이 자글자글해서 내 감각을 일깨워 주지는 않더군요. 차라리 포도송이를 보는 편이 훨씬 더 낫겠더라고요.

바리사이 : …… 그리고 거기에 더해 그의 제자들은 단식재를 지키지 않은 채 먹고 마시오. 이제 우리의 이성을 따르시오. 오늘은 안식일이 아니오? 그리고 모세가 이날은 하느님께 바친 날이니 모든 활동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정해두지 않았소? 그러니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이 남자가 어찌 하느님으로부터 나올 수 있겠소? 죄인이 이와 같은 놀라운 일을 일으킬 수 있겠소? 자 대답해 보시오.

태어날 때부터 눈먼 이 : 저기 벽에 있는 저 균열을 보세요. 저게 도마뱀입니다. 어릴 때 손에 잡아 본 적이 있어서 기억을 하지요. 내 어머니께서 내가 눈이 멀긴 했지만 그것을 알아야 한다고 하시면서 도마뱀을 손에 잡게 해 주셨어요. 도마뱀의 목이 손가락에 저항해 고동쳤지요. 어머니가 그러는데 도마뱀은 빠르고 갈라진 모양의 혀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도마뱀이 그렇게 아름다운 녹색인 줄은 몰랐어요. 몸 전체가 희거나 검을 줄로 생각했지요.

바리사이 : 당신은 교활하고 고집이 세군. 조심하시오. 우리를 적대해 봐야 젊은 사람한테 도움 될 것이 없소. 그렇지만 당신이 회당의 높은 이들과 계속 사이좋게 지낸다면 이득을 얻을 가능성이 있을 테니, 마지막으로 우리의 말을 듣기만 하시오. 당신이 볼 수 있다니, 그것은 맞지 않소. 전부 다 환상이고 우리가 그것을 당신한테 증명해 주겠소. 우리는 그가 죄인인 것을 알고 죄인은 기적을 일으킬 수 없소. 조금 더 가까이 와 보시오. 우리가 당신한테 진짜 친구로서 조용히 말하고 싶으니까. 당신은 눈을 감고, 계속 눈을 감은 채 지내시오. 당신은 눈먼 이이고 눈먼 이는 볼 수 없는 법이란 말이오. 내가 말하려는 요점을 아시겠소? 당신한테는 우리가 보이지 않소. …… 그리고 나자렛의 예언자는 사기꾼이오. 젊은이, 당신은 당신의 어둠 속으로 돌아가시오. 세상에는 형편없는 구경거리가 가득하고 그런 것을 보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운이 좋은 것이오. 물론 우리가 당신에게 그것을 두둑하니 보상해 주겠소. ……

태어날 때부터 눈먼 이 : 그래서 그게 당신들 모두하고 무슨 상관이란 말이오? 낯빛이 싹 변하는 게 보이는구려. 얼굴이 벌개졌다가 녹색으로, 노란색으로 변하는구먼. 그리고 이목구비가 음침하고 탐욕스러워졌소. 나한테는 당신네들이 새나 개나 뱀처럼 보여. 내가 아직 당신네 같은 사람은 본 적이 없소. 내 어머니께서 그런 이들에 대해서는 미리 경고해 주시지 않았지. 당신네들을 바라보면 불쑥 낯선 두려움에 사로잡히오.

 

# 루이지 산투치의 <예수님을 만나다Meeting Jesus> 번역 중입니다.

 

* 한 줄 감상 : 태어날 때부터 눈먼 이의 대답은 딴소리인 듯하면서도 계속 불편한 심기와 바리사이에 대한 비꼼을 바닥에 깔고 있다. 참는 것도 한계가 있지. 마지막에 가서 이내 꾹꾹 눌렀던 심정이 폭발한다. 바리사이들아, xx들아, 하고


루이지 산투치의 <예수님을 만나다> 번역을 여기서 끝맺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