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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기적: <예수님을 만나다> 번역

예수님의 기적 19_침을 바르시고(벳사이다의 눈먼 이를 고치시다)

by 봄날들판 2019. 3. 21.

예수님의 기적 19_침을 바르시고(벳사이다의 눈먼 이를 고치시다)

 

그의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그에게 손을 얹으신 다음, “무엇이 보이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는 앞을 쳐다보며,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걸어다니는 나무처럼 보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마르 8,23-24)

 

당신은 마치 수없이 많은 색이 나오는 동화 이야기처럼 세상이 약간의 침 속에 들어 있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눈이 멀어서 자기 주위의 사물을 실제 그대로 상상했기 때문이지요. 셀 수 없이 많은 때에 당신은 사람을 느꼈고 아니면 나무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라면 사람과 나무를 볼 수 있는 사람보다 당신이 더 잘 그릴 수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기적이 있고 나서 당신이 보는 것은 우리가 가진 보통의 시력과 아주 달랐습니다. 당신이 어둠 속에서 지낸 시간 전부를 만회해 주시려고 그 침으로 예수님께서 또 다른 종류의 시력을 주셨기 때문이지요. 시인의 유명한 시력을 말입니다. 시인은 사물을 실제 보이는 방식과 다르게, 비범하게 바라보기에 모든 것을 가장 터무니없는 관계 속에 뒤섞습니다.

당신이 곧장 대답했습니다.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나무처럼 보입니다.”

사람이라, …… 나무라, …… 기본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을 담은 사진집에서 사람과 나무는 사실 시력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모든 실제를 상징하고 요약하지요. 그렇지만 기적은, 당신이 그 둘을 하나로 섞었다는 데 있습니다.

가끔씩 우리 역시 그런 식으로 사물을 바라봅니다. 사랑하는 이가 이렇게 말하지요. “자기야, 저 구름을 봐. 꼭 택시 같지 않아? 저건 택시네! 이제 구름이 움직여서 앉아 있는 소가 되었어. 그리고 바람이 불면 곧 고래가 되겠지.”

그렇지만 우리한테 있는 평소의 둔한 시력으로 보면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고 나무가 나무로 보입니다. 우리 시력은 차갑고 느슨합니다. 반면에 당신은, 복음에 나오는 운 좋은 눈먼 두 사람은 맞는 쪽에 있습니다. 사람은 걸어다니는 나무입니다. 사람은 이파리도 있고 가지도 있고 머리에 새 둥지도 있습니다. 그리고 열매를 맺습니다. 종종 아무것도 맺지 않거나 너무 익어 버리기도 하지요. 그리고 나무는 사람입니다. 참나무, 사이프러스나무, 자작나무는 바람과 태양의 두드림에 내맡기는, 현명하고 조용한 사람이지요. ……

당신은 시력을 올바르게 받았습니다. 어떻게 고칠 수도 없을 만큼 눈이 멀고 만 우리에게, 사람은 사람이고 나무는 나무입니다. 그리고 달과 돌과 시클라멘 꽃을 우리는 달, , 시클라멘 꽃이라고 부릅니다. 게다가 대개는 그것을 바라보지도 않습니다.

 

# 루이지 산투치의 <예수님을 만나다Meeting Jesus> 번역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