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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기적: <예수님을 만나다> 번역

예수님의 기적 21_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by 봄날들판 2019. 3. 21.

예수님의 기적 21_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그때에 어떤 나병 환자가 다가와”(마태 8,2)

 

모두가 도망쳤습니다. 예수님만 뒤에 남아 계셨습니다. 나병 환자가 그분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말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아주 비천해지면 그는 그저 고통투성이일 뿐이어서, 꼭 필요한 말을 위해서만 입을 움직거립니다. 그는 교활함이 남아 있지 않고 그저 고통스럽다고 알아들을 수 없게 웅변할 뿐이었습니다. 스폰지에 다름 아닌 얼굴을 하고서는, 간청을 흉내내는 것조차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나병 환자가 말하려는 논리는 단 아홉 마디에 불과해졌습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그 순간의 가장 높은 정점에서부터는 그를 위해 다른 내리막길들이 있었습니다. 기적이 일어나고, 집과 그 자신과 모든 좋은 것들이 있는 삶으로 훌쩍 도약할 것입니다. 그게 아니면 예전에 늘 그랬듯이 그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모든 역겨운 것들과 함께 세상 사는 끝 날까지 남아 있겠지요.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이 두 어구를 말씀하시는 사이에 나뭇잎 하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짐승과 사람이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오로지 그리스도의 손만이 움직여서 앞으로 내밀어 그 짧은 여정을 끝마쳤습니다. 한 뼘 남짓한 공중 속에서 두려움으로부터 가엾이 여기시는 마음으로 이어지는 여정을요. “예수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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