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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기+여행기 수다

내가 짠 성지 순례 코스_# 오래된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보러 가다

by 봄날들판 2019. 3. 23.

내가 짠 성지 순례 코스_2# 오래된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보러 가다

 

코스 : 명동 성당 - 중림동 약현 성당 - 용산 신학교 성당

이동방법 : 명동 성당 -> 서울로 도보 2.6km(40) -> 중림동 약현 성당 -> 262번 버스 4.2km(24) -> 용산 신학교 성당

개요 : 소요시간 3시간

 

왜 이런 길을 골랐을까?

세 성당 모두 역사가 백 년을 넘는 성당으로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가 그대로 서려 있는 성당이다. 건물로서도 건축학적인 의미가 있고 오랫동안 신앙인들의 터전 같은 공간으로 존재해 왔다. 그리고 오래전 성당을 지은 사람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건물이다. 기억이라는 의미에서 의의를 가진다. 세 곳 모두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참 아름답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봄이다. 봄이란 무릇 겨울 동안 움츠려 있던 몸을 기지개 펼 시간. 또 겨우내 핫팩을 끼고서도 후드티를 입고 다시 목도리를 두르고 사무실서 일하며 고생한 나에게 새 봄의 빛을 쬐어 줄 시간이다. 그 빛이 예술가의 영혼이 깃든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내려온다면 더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세 성당을 잇는 주요 길은 서울로를 선택했다. 박원순 시장이 야심차게 시작한 서울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명동 성당에서 중림동 약현 성당에 갈 때 이 길을 걸어간다면 색다를 것 같다. 나는 딱 한 번 밤에 지나가긴 했는데, 생각보다 시멘트를 많이 발라 놓긴 했지만 도심에서 다양한 식물을 접하는 재미가 있고 시간이 맞으면 문화공연 등도 접할 수 있다. 다만 공기가 안 좋은 날은 명동에서 중림동 약현 성당에 갈 때 명동 성당을 나와 백병원 앞에서 472를 타고 충정로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그다음에 역시 걷기에는 좀 먼 거리라서 중림동에서 원효로까지는 버스를 골랐다. 한 번에 나를 데려다줄 버스가 있고 정류장이 바로 앞인데 서울에서 왜 걸어다녀야 한단 말인가.

 

명동 성당

* 명동성당 스테인드글라스는 추상과 구상이 섞여 있고, 수입 작품과 국내 작가의 작품이 섞여 있다. 정문 청동문 위에 있는 장미창이 이남규 선생님 작품이고, 성경 구절을 나타낸 작품은 프랑스에서 수입했다. 성당을 지을 때 설치되었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GESTA Frres(제스타 형제들)이라는 서명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Louis-Victor Gesta (1828-1894)가 프랑스 툴루즈에서 스테인드글라스를 소개하고 공장도 수십 명을 고용할 정도로 크게 운영했다고 한다. 아들로는 Henri-Louis-Victor Gesta (1864-1938), Louis (1866-1938), Gabriel (1862-?)이 모두 스테인드글라스 관련 일을 했다고 하는데, 혹시 이들이 명동성당 스테인드글라스의 작가들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 옛 교구청 건물에 새로 서울대교구 역사관이 문을 열어 전시 중이니 꼭 가 보도록 하자. 교구청 본관 1층에 심순화 화백의 그림이 있는데 이 건물은 경비가 엄격하던데, 경비원 아저씨에게 성화를 보고 싶다고 말하면 들여보내 주므로 간 김에 보는 것도 권한다.

명동 성당의 유명한 루르드 성모상은 전의 위치와 비슷하지만 조금 높은 곳에 있다. (전의 위치에는 커피숍이--;;) 계단을 통해 성당으로 올라가다가 중간 즈음에 왼쪽을 보면 성모상이 있다. 전보다 공간이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기도에 마음을 모으기에 좋은 면도 있는 것 같다.

* 명동 성당에 갔다면 지하 성당에서 성인 유해를 참배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지하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할 때가 많으므로 고해성사도 하면 좋다.

* 가톨릭회관 지하 1층 후문 출입구로 나오면 가톨릭여성연합회에서 운영하는 사랑마트가 있다. -5시까지 운영한다.

* 가톨릭회관 1층과 2층에 서점과 성물방에 모여 있기에 찬찬히 둘러보아도 좋다. 예쁜 성물을 보고 그것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 퍼뜩 떠오를 것이다.

 

중림동 약현 성당

* 중림동 약현 성당이 특히 아름다운 때는 벚꽃 피는 때와 은행나무 단풍 들 때이다.

* 사제관 뒤쪽으로 가면 작은 규모로 역사관이 있는데 들어가 보면 중림동 약현 성당과 이곳과 관련된 박해에 관해 알 수 있다.

* 십자가의 길은 한 사람 지나갈 만한 작은 길이 구불구불 이어진다. 그늘져서 여름에 더 좋은 곳이다.

* 운이 좋으면 중림동 약현 성당에서 드라마나 영화 촬영 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도 있다. 플러스 연예인도 구경할 수 있다.

* 중림동 약현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이남규 선생의 작품으로 성당이 1998년 화재 때 크게 손상되었지만 스테인드글라스는 복원했다. 화재로 인해 유리가 영향을 받아 난반사를 일으키는데, 성당이 서향이라 오후에 햇빛을 직접 받으면 더 찬란하게 빛난다.

* 성당 마당 한쪽에 본당 사무실이 있는 건물이 있는데, 사무실 앞에 의자와 테이블이 있어서 성당을 바라보면서 쉬었다가 갈 수 있다.

 

용산 신학교 : 중복이라 생략

* 신학교 성당은 제대 뒤에 있는 이남규 화백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유명하다. 낮에 보아도 밤에 보아도 아름다운 작품이다. 달드베르라고 해서, 두꺼운 유리를 사용하는 기법이다. 다른 작품은 떼제 공동체의 마르끄 수사님의 작품으로 자연스럽게 퍼지는 푸른빛이나 붉은빛이 신비한 느낌을 전해 준다.

 

@ 쉬어 가기

* 명동 성당 : 죽향(가볍게 죽으로 식사)

* 중림동 약현 성당 : 가톨릭출판사 신관 1층에 카페 일므디가 있다. 이케아 풍의 유럽 스타일 카페로, 가톨릭출판사에서 나오는 책을 읽을 수 있고 편한 분위기라 소파나 원하는 의자에 앉아 쉴 수 있다. 샌드위치 등도 구입 가능하다.

그 밖에 요즘은 중림동 약현 성당이 서울로 영향으로 많이 개발되어서 가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식사할 곳도, 커피 마실 곳도 많다.

* 용산 신학교 : 버스정류장이나 학교 바로 앞에 식당도 있고 예전과 다르게 커피숍도 몇몇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