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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모아 보자28

새로운 마음을 열망하는 사람을 위한 기도 새로운 마음을 열망하는 사람을 위한 기도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 주시고 굳건한 영을 제 안에 새롭게 하소서.”(시편 51,12) 말씀이 아침의 날개를 타고 옵니다. 저에게 이 말씀은 조용하면서도 급박한 메시지입니다. 하느님, 저에게 깨끗한 마음이 참으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과거의 잔재로부터 자유로운 마음, 현재와 미래를 위한 힘과 열정으로 새로워진 마음이 필요합니다. 제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굳건한 마음, 진리를 선택하는 데 흔들림이 없고 사랑을 실천하는 데 모자람이 없는 마음입니다. 과거의 사건들이 저의 기억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시고, 저의 마음을 부정적인 감정들로 옭아매지 못하게 하소서. 새 마음의 하느님, 제가 이것을 뛰어넘게 하소서. 저의 전 존재를 신선한 자유로 가득 채워 .. 2020. 5. 30.
피에르 테이야르 드 샤르댕 신부님의 기도 예수회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기도합니다. 때로는 자신의 기도를 만들어 바치기도 하지요. 다음은 프랑스의 예수회 사제이자 신학자며, 고생물학자인 피에르 테이야르 드 샤르댕이 지은 기도로, 아름답게 늙어 갈 수 있는 은총을 하느님께 청하고 있습니다.​노년의 징표가 제 몸에 나타날 때, 제 마음이 그것 때문에 괴로울 때, 저를 작아지게 하거나 제 목숨을 빼앗을 병이 어디선가 쳐들어오거나, 제 안에서 생겨났을 때, 제가 아프거나 늙어 간다는 사실을 갑자기 깨닫는 고통의 순간이 왔을 때,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마지막 순간에 제가 저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 가고 저를 만드신 알 수 없는 힘의 그 위대한 손길 안에서 완전히 수동적이라고 느낄 때, 이 모든 어둠의 순간에, 오 하느님, 이 모든 것이 제 실체의 바로 중심.. 2020. 4. 18.
사별 가족의 기도 사별 가족의 기도 조 만나스 지음 / 류해욱 옮김 이 눈물을 저의 기도로 받아 주십시오.저를 지켜 주시고 제게 힘을 주십시오.지금의 이 마음을당신께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하겠습니다.하나 당신은 저의 절규를 들으시기 위해말을 필요로 하지 않으십니다.저와 함께 있어 주시고 제 손을 잡아 주십시오.겁이 나고 외롭습니다. 물론 죽음이언젠가 저희를 갈라놓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그러나 그 시간이 다가온 지금사별의 고통이 이토록 처절할 줄을 몰랐습니다.저의 분신이 죽어 그와 함께 묻혔습니다.저는 다만 저의 그림자처럼 느껴집니다. 그를 당신의 사랑스러운 품에 받아 주십시오.제가 그토록 사랑한 사람이지만이제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이 낫습니다. 그가 염원한 모든 것을 줄 수 없었습니다.당신은 하실 수 있으십니.. 2020. 3. 2.
역사로서의 언어 : 신성(神聖)과 세속 - 언어학자 월터 옹 역사로서의 언어 : 신성(神聖)과 세속 (The Presence of the Word, 월터 옹 지음, 탐구당, 1991) 중에서 언어와 역사의 내면화 구어(口語)의 변용과 변용의 일부 결과들을 간략히 개관하였다. 이것은 원래 구어였던 것의 역사가 단지 시간의 중립(中立) 분야에 펼쳐진 사건의 연쇄, 일련의 현상으로 간주할 수 없고 오히려 인간정신의 어렵고 흔히 외상적(外傷的)인 재정위(再定位)의 연속으로 보아야 함을 분명하게 만든다. 언어가 음향에서 공간으로 이행하고―음향에서 완전히 떠나지는 않지만―다시 새로운 방법인 전파(電波)에 의해 음향으로 재구성됨에 따라 감각체계는 재조직되고 주위의 물질계와 동료인간과 자신의 사고(思考)와 자신에 대한 인간의 연관성은 근본적인 변화를 겪는다. 언어의 변용은 세계.. 2018. 5. 25.
신부님의 시] 성모님 곁에 서서 청하는 기도 성모님 곁에 서서 청하는 기도 예전에 오월이면 레지오 마리애에서 활동하는 친구를 위해 성모님에 관한 시를 찾곤 했어요. 성모의 밤에 읽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중에 하나 찾았던 시가 오늘 소개하는 시입니다. 성모의 밤에 낭독하기에는 좀 슬프기는 하지만, 성모님을 찬미하는 시와 약간 분위기가 다르기에 또 나름의 매력이 있어요. 라는 책은 이냐시오 영성 연구소에서 나왔는데 이 책은 예수회원들이 쓴 기도시를 꾹꾹 눌러 담은 아름다운 책입니다. 유신재, 김두현 신부님이 수사일 때 번역한 책입니다. 이 기도문의 저자는 복자 미구엘 아우구스틴 프로 신부님으로, 멕시코에서 1927년 사형당했고 1988년 시복되었습니다. 성모님 곁에 서서 청하는 기도 오 어머니, 고독과 깊은 슬픔에 잠긴 당신과 함께 하기 위해 당신.. 2018. 5. 18.
쉼의 의미 묵싱 시 퍼옵니다. 전원 신부님이 오래전 쓴 시라고 하네요. 비 오는 날 읽고 싶은 시입니다. 쉼의 의미 빗소리를 들으면 내 안에 비가 내리고 바람소리 들으면 내 안에도 바람이 일어난다. 바닷가에 서면 내 안에 파도가 일렁이고 산 위에 서면 푸른 산자락이 내 안에 드리워진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 내 마음 창에도 별이 뜨고 달빛이 밝은 날은 내 마음 창가에 달이 떠 있다. 이 작은 몸뚱어리 하나에 이렇게 온 우주가 담겨 있으니 이 놀라운 존재의 기적 앞에 무엇을 더 말 할 수 있겠는가 무엇을 더 바랄 수 있겠는가. 하느님이 이렇게 내 안에 비와 바람을 주셨으니 비가 내리면 마음의 밭을 일구고 바람 불면 희망의 씨앗을 뿌리면 되지. 하느님이 이렇게 내 마음 안에 낮과 밤을 주셨으니 수고로운 낮이면 쉼의 .. 2017. 2. 2.
사랑이 먼저 내게 다가왔다ㅡ김상용 신부님 예수회 김상용 신부님 시를 다시 가져왔습니다. 어떤 작은 수도 공동체가 떠오르는 시입니다. 차려진 밥상 앞에서 사랑을 묵상하는 신부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있으면 삶에 온통 가득한 사랑을 오히려 밀어내고 있는 내가 떠오르네요. 내 주변에 얼마나 사랑이 가득한지 감사하게 되네요. 사랑이 먼저 내게 다가왔다 - 김상용 신부 낯선 집에 와서 하루를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 식탁에 앉으니 정갈한 아침이 준비되어 있다. 보기에도 고급스런 접시 위에 싱싱한 오렌지의 껍질이 먹기 좋게 벗겨져 있었다. 이렇게 감미로운 아침에 나는 간밤을 기억했다. 어둔 밤 한가운데 나는 뭔가를 범했던 것 같다. 그것이 기억이 나질 않지만 이 무거운 가책이 그것을 증명하듯 가슴팍 가운데로 돌들이 밀려왔다. 뚜렷한 증거도 없이 책망의 기운이 .. 2017. 2. 2.
김상용 신부님의 시 이 블로그에 예수회 김상용 신부님으로 검색해서 들어오시는 분이 계셔서 시도 올려 봅니다. 하느님으로부터의 허기에 수록되었고요 읽다 보면 많이 슬퍼지네요. 여기 수록된 시가 대개 유학 생활하면서 쓰신 거라 많이 힘들어 보입니다. 아마 사제품 받기 전에 쓰신 거 같고요. 대강 그런 배경은 참조하시길. 뭐 꼭 공부 때문에 괴로운 건 아니겠습니다만. 래리 신부님? 새벽 2시 반 낯선 손님 방에서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여드레 째. 지구상에서 가장 긴 나라, 칠레에서 라티노식 서툰 영어로 애절하게 한 사제를 찾는 목소리가 늙은 여인의 긴 한숨. 래리 플레니건 신부님을 찾는데요. 나에게 영혼을 돌려 준. 저 먼 곳의 정체는 알 도리가 없다. 하지만, 지금 시간이 몇 시냐는 나의 절박한 불면의 짜증섞인 호통에도.. 2017. 1. 7.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었다 예전에 전숭규 신부님께 직접 들었던 이야기다. 그래서 글에서 접하니까 또 새롭다. 이 글을 읽으면 늦가을 연천의 한적한 분위기, 은행나무잎이 곱게 물든 성당마당, 국화로 꾸민 성당에서 친구랑 열심히 사진 찍던 생각이 난다. 국화를 어떻게 하면 크게 키울 수 있는지 열성적으로 설명해 주시던 신부님 생각도 문득 떠오른다.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었다 (전숭규 신부/ 의정부교구 연천성당) "그들이 베들레헴에 가 머물러 있는 동안 마리아는 달이 차서 드디어 첫 아들을 낳았다. 여관에는 그들이 머무를 방이 없었기 때문에 아기는 포대기에 싸서 말구유에 눕혔다"(루가 2,6-7). 지난 해 저희 성당에서는 성탄미사 강론을 말따 할머니가 하였습니다. 농사를 지으시는 말따 할머니는 칠순이 넘으신 분입니다. 제 기.. 2016.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