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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사님의 묵상> 부러졌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부러졌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https://thejesuitpost.org/2016/07/broken-but-not-giving-up/ 이번에도 Eric Immel 수사님의 글. 1991년 7월 16일, 나는 물풍선놀이를 하다가 젖은 잔디에서 미끄러졌다. 그날은 25년 전, 아홉 살 생일 바로 전날이었다. 발이 위로 올라가고 어깨가 아래로 떨어졌다. 왼팔은 등 뒤로 꺾였다. 그러면서 소름돋는 두드득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그때 처음으로 부모님 앞에서 욕을 했다. “아이 ××!! 나 팔 부러졌어!” 부모님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러다가 혼내는 건 나중에 하기로 생각하고 우선 서둘러 나를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내 요골과 척골은, 그러니까 양 팔뚝은 똑 부러져 있었다. 부러진 부분의 아래는 몸에서 마치 만.. 2016. 10. 27.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의 편지에서_안전함과 만남 사이에서 자신의 영혼을 지킬 수 있을까 걱정이 되어 궁정에서 일하는 것을 주저하는 한 예수회원에게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이 보낸 편지(이냐시오 성인은 편지를 많이 보낸 분이다. 편지 모음집을 언젠가 책으로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두꺼웠다.)감당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자신이 잘 버틸 수 있을까,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도움이 되는 말. 제 생각에 당신의 개인적인 안전을 기초로 하여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분명, 수도 서원을 한 목적이 단 하나 곧 우리의 안전을 확실히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그리고 위험성을 계속해서 없애기 위해 우리가 행하는 선행을 경시하도록 되어 있다면,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 필요가 없을 것이고 그들과 접촉할 필요도 없겠지요. 그렇지만 우리가 받은 성소에 따라 우리는.. 2016. 10. 25.
이냐시오 성인의 편지에서_ 지금 선을 행하십시오. 지금 선을 행하십시오. 우리는 결코 좋은 일을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그 일이 아무리 작을지라도, 나중에 더 큰 일을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미루지 마십시오. 원수는 흔히 유혹을 할 때 우리 앞에 앞으로의 일의 완성을 먼저 오게 하고 현재를 가벼이 보게 합니다. -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의 편지에서(윌리엄 영 편집) 해결책 : 오늘 할 수 있는 선행은 오늘 하자. 출처 : An Ignatian Book of Days, 1월 18일 2016. 10. 25.
이냐시오 성인과 영적 여정의 의미 : 다음에는 무엇이 올까? 이냐시오 성인과 영적 여정의 의미 다음에는 무엇이 올까? 영적 삶이란 여정이란 개념은 무척 많이 알려져 있어서 이제는 진부한 이야기다. 나는 가톨릭 출판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 왔다. 그동안 표지에 길을 그려 놓은 그림을 수도 없이 보았다. 숲속에 난 울퉁불퉁한 길, 아름다운 공원의 깔끔하게 정돈된 길, 다리 위로 난 길, 산 위로 이어지는 길, 사막 한가운데 난 길 등등. 그렇지만 클리세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삶이란 여정이다. 나는 수십 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거의 똑같다는 느낌이 들곤 하지만, 나는 정말로 똑같지는 않다. 때로는 그 당시 믿는 것과 지금 믿는 것이 얼마나 다른가 생각하면 깜짝 놀라곤 한다. ‘믿는다’라는 말이 그 한 예다. 나는 내가 믿는 것이 내 존재나 내가 어디에 속하느냐만큼.. 2016. 10. 7.
<어느 예수회 수사의 묵상> 진짜 부모 진짜 부모 미국에 사는 예수회원 에릭 임멜 수사님의 글 부모란, 어떤 사람일까요. https://thejesuitpost.org/2016/08/real-parents/ 내가 이 수사님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니 개방성 때문이다. 좋은 사람은 또는 좋은 영적 지도자는 자신을 현명하게 열 줄 안다. 모자르지도 않고 과하지도 않게. “당신들은 내 진짜 부모가 아니잖아요.” You’re not my real parents. 이 말을 나는 살면서 적어도 한 번은 부모님에게 했다. 이 말에 뒤이어 집에서 가출했는데, 문을 쾅 닫고 나가 담요에다가 지아이조GI 액션 피규어(생존에 꼭 필요하다)를 가득 넣고 야드 자에 담요를 둘둘 묶어서 롤라 드라이브를 따라 짧은 여행을 했다. 다섯 집을 지나자 실수했다는 생.. 2016. 9. 21.
타글레 추기경 인터뷰 필리핀의 타글레 추기경님 관련 기사를 보다가 존경하게 되어 기사가 나오면 눈여겨 보는 편이다. 웃으시는 모습이 인상 깊고(뒤에 나오는데 잘 울기도 하신다고 한다.) 말씀을 워낙 잘하신다. 소탈하시고. 인터뷰 기사가 있어 일단 옮긴다. 번역은 천천히. 참고로 추기경님은 작년 5월에 카리타스 위원장이 되셨고 이건 카리타스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다. 마닐라 대교구장이시고 국제 신학 위원회 위원장이시기도 하다. 타이틀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멀티 태스킹 와중에도 항상 웃는 얼굴이셔서 자연스럽게 존경하는 마음이 생긴다고나 할까. Ten things you might not know about Cardinal Tagle’s World Youth Day 세계 청년 대회에서 타글레 추기경에게 묻고 싶은 10가지 1... 2016. 8. 7.
인생에 저마다 공구가 하나씩 있어. 사람은 말야 인생에 저마다 자기만의 공구가 하나씩 있단다. 어떤 사람은 해머를 가졌고 어떤 사람은 스크류드라이버가 있어. 그런 식이지. 그러니 네가 할 수 없는 일에 너무 마음 쓰지 마라. 스크루드라이버를 가진 사람은 나무를 못 자르는 법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이 중요하지 않거나 가치가 없는 건 아니지. 어느 예수회 수사님이 아버지에게 들은 인상깊은 말. 오늘 읽다 비유가 마음에 든 글. 내 공구는 무얼까 생각해 보니 흠. 빨간 펜? 2016. 6. 20.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었다 예전에 전숭규 신부님께 직접 들었던 이야기다. 그래서 글에서 접하니까 또 새롭다. 이 글을 읽으면 늦가을 연천의 한적한 분위기, 은행나무잎이 곱게 물든 성당마당, 국화로 꾸민 성당에서 친구랑 열심히 사진 찍던 생각이 난다. 국화를 어떻게 하면 크게 키울 수 있는지 열성적으로 설명해 주시던 신부님 생각도 문득 떠오른다.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었다 (전숭규 신부/ 의정부교구 연천성당) "그들이 베들레헴에 가 머물러 있는 동안 마리아는 달이 차서 드디어 첫 아들을 낳았다. 여관에는 그들이 머무를 방이 없었기 때문에 아기는 포대기에 싸서 말구유에 눕혔다"(루가 2,6-7). 지난 해 저희 성당에서는 성탄미사 강론을 말따 할머니가 하였습니다. 농사를 지으시는 말따 할머니는 칠순이 넘으신 분입니다. 제 기.. 2016. 6. 19.
문득 반짝였던. 김상용 신부님 필요한 게 무얼까 생각해 보니 이야기다. 이론이나 설명이나 성찰보다이야기가 듣고 싶어졌다. 그 이야기에 나도 귀 기울이고 싶어졌다. 일단은 여기저기서 모아놓자. 모아 놓다 보면 뭐가 되어 있겠지. 첫 글은 김상용 신부님 글인데도입부에 경당 가실 때의 그 느낌에서개인 피정 갔을 때 혼자 여기저기 다니다가 빼꼼하게 성당 문 열고 인사하면서 들어갈 때의 기억이 떠올라 옮긴다. 뒷부분은 여전히 이해가 안 가지만. "문득 반짝였던"-예수 성심 성월에 부쳐- 나는 일주일 가운데 가장 좋은 날이 주일 오전이다. 우선 늦잠을 잘 수 있어서 좋고 공동체가 무척 고요해서 좋다. 함께 사는 수사님들이 거의 대부분 주말 사도직을 위해 이날은 공동체 밖으로 파견을 나가있는 시간대이므로, 집이 여느 때 보다 두드러지게 조용한 까.. 2016. 6. 18.
어느 수사님의 글) 나와 예수님의 공통점 어느 수사님의 글) 나와 예수님의 공통점 에릭 임멜 Eric Immel SJ 수사님의 글 마지스 2016 준비를 위한 글 가운데 하나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세계 청년 대회 참가자들을 위해 여러 가지 질문을 주셨는데 그중 하나는 이것이다. “당신의 삶과 예수님의 삶은 공통점이 얼마나 많이 있나요?” 나는 한 마리 동물처럼 여러 사람과 함께 보안 구역을 지나 드디어 거칠고 회색빛의 감옥에 다다랐다. *** 재소자 명단을 집어 들고 그들에게 나아갔다. 그들은 갇혀 있는 사람들이고 뭔가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그날 밤은 여느 날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날이었다. (감옥에서 하느님에 관해 말하는 것이 평범하다면 말이다.) 그때 나와 친해진 교도관 한 명이 부탁을 해 왔다. 함께 1층으로 가자는 것이다. .. 2016. 5. 11.
어느 수사님의 성찰) 부활초를 나르다 부활초를 나르다 에릭 임멜 sj. Eric Immel 수사님이 부활초를 들면서 한 성찰 이야기 녹은 촉농이 초에 고인다. 커다란 초에는 심지가 검게 변하고 불도 꺼질락 말락 하다가 어두운 연기가 공기 속으로 흩어져 간다. 나는 천천히 걸으라는 지시를 받았지만,초의 무게 때문에 빨리 가지 않는 게 오히려 힘들었다. 초를 잡은 손은 떨려오고 팔뚝은 피곤하고, 어깨는 타는 듯하다. 그리고 나는 뜨거운 촛농이 내 벗겨진 머리, 땀에 젖은 머리 위로 흘려 내릴까 봐 걱정이 되었다. 마침내 초를 원래 자리에 가져다 두고 나자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오늘밤은 더는 초를 들지 않아도 된다. *** 성당 밖에서 나는 켜지 않은 초를 들고 서 있다. 작은 불이 당겨지자, 그 연기가 나는 자취를 눈길로 따라가다가 문득.. 2016. 5. 9.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에 나타난 예수 성탄 대축일 드니즈 로퍼가 블로그에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에 나타난 예수 성탄 대축일’이라는 제목의 글을 썼길래 번역해서 올립니다. SQPN 사이트의 ‘해리 포터의 비밀’이라는 팟캐스팅 시리즈에서 말할 부분을 글로 정리한 것입니다. 이하 에서 가져온 인용 부분은 책을 일일이 찾기가 어려워서 그냥 제가 번역합니다. 에 나타난 예수 성탄 대축일 ‘고드릭 골짜기’라는 장의 앞부분에서 해리는 무척 절망에 빠져 있었다. 해리 일행은 호크룩스를 하나 발견했다. 하지만 그것을 없애버릴 수단이 없었다. 다른 방법은 전과 달리 다가갈 도리가 없었다. 그들은 절망적인 상태에 몰렸다(죽음의 성물 313). 그렇지만 ‘고드릭 골짜기’라는 장에서 해리가 희망을 잃기 시작한 바로 그때에 저자 롤링은 그 이전까지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사용.. 2016. 2. 22.